여권 서병수 박민식 권철현, 야권 김영춘 이해성 오거돈 '쟁투'
부산시장 선거의 대략적인 대진표가 완성됐다. 여권에서는 서병수·박민식 새누리당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출사표를 던졌고, 야권에서는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야권의 ‘잠룡(潛龍)’으로 불리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몸을 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본선 후보로 누가 나오느냐다. 권 전 대사는 최근 박 의원 측에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한 ‘반(反)서병수’ 연대를 간접적으로 제안했고, 오 전 장관은 야권 단일화를 위한 경선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 전 장관의 새정치연합 합류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 서병수, 민주 김영춘 합류로 진영별 대진표 완성
먼저 여권에서는 서 의원의 합류로 서병수·박민식·권철현 3강 구도가 확정됐다. 서 의원은 26일 가덕도 새바지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출마를 선언한 박 의원은 이달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고, 권 전 대사는 지난 4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서 의원은 선언문에서 부산지역의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유치와 관련해 “부산시장직을 걸고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서 의원은 “부산 미래상의 핵심이 바로 신공항 유치”라면서 “현재의 신항만과 유럽대륙으로 이어지는 철길까지 연계돼 위대한 부산시대의 서막을 열어젖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또 “부산시민들의 생활이 팍팍한 이면에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면서 “당선되면 매년 2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시민들이 안정된 생활을 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이밖에 서 의원은 △인재육성과 기술혁신을 통한 도시경쟁력 확보 △문화와 도시발전의 토대인 창의력 배양 △시민 개개인의 상상력을 시정에 반영하는 행정개혁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신공항 유치, 유라시아 횡단철도 건설을 통해 위대한 부산시대의 서막을 열어젖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에는 김 전 최고위원이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 전 최고위원은 “부산 탈원전과 일자리 도시 부산을 만드는 사명을 구체화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영남권의 다른 시·도보다 왜소해진 부산의 위상과 참담한 민생지표의 책임을 묻고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의 독점이 부산 추락의 원인이며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현역 부산 국회의원들도 부산 관련 대선공약과 국비지원에서 부산을 홀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같은 부산 홀대와 정치인들의 안일함을 끊어내고 부산의 운명을 바꾸겠다는 각오로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에 앞서서는 이 전 수석이 지난 4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무소속 오 전 장관은 다음주 중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경선 룰’ 따라 후보 갈릴 듯
다만 본선에 나올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먼저 새누리당 안에서는 경선 룰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5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6월 지방선거부터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하되, 제한적인 전략공천을 유지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6월 지방선거에서는 일반당원 50%, 국민참여 선거인단 50% 투표로 기초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가 결정된다.
문제는 현행 2·3·3·2(대의원 20%·당원 30%·국민선거인단 30%·여론조사 20%) 룰이 그대로 유지되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다. 권 전 대사는 해당 방식이 현역 국회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권 전 대사는 최악의 경우 경선 불참,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혹여 권 전 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새누리당은 보수진영의 표가 갈려 선거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권 전 대사가 요구하는 ‘여론조사 50%’ 룰을 무작정 수용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여론조사 지지율상의 우위에 따라 ‘당심(黨心)’이 반영되지 않은 후보가 선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선 룰이 변경될지도 미지수다. 서 의원과 박 의원은 현재 권 전 대상의 주장에 ‘무(無)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룰에 따라 막대한 대의원 표를 확보할 수 있고,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권 전 대사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룰을 수용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변수는 ‘박심(朴心)’ 논란이다. 박 의원과 권 전 대사는 서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당 지도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권 전 대사가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서부산권 단일후보’를 언급한 것도 ‘박심’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야권, 오거돈 강세 속 민주당 완주 여부가 관건
야권에서는 오 전 장관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겨레’가 지난달 25일부터 4일간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7%)에 따르면, 야권 후보 선호도에서 오 전 장관은 38.4%를 얻어 김 전 최고위원(9.5%)과 이 전 수석(6.9%)을 여유 있게 앞질렀다.
관건은 야권 단일화 성사 여부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최근 부산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오 전 장관은 “필요하다면 경선도 할 수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다만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야권연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지난달부터 오 전 장관의 새정치연합 합류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새정치연합 또한 부산시장 선거에 마땅한 후보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이미 오 전 장관을 자신들의 후보로 낙점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 전 장관이 새정치연합에 합류할 경우 야권연대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안 의원을 비롯한 새정치연합 측은 정치공학적 야권연대에 대해 수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김성식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부산에서 신당 후보로 독자승부 하겠다”며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 가지 실현 가능한 가정은 오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선거에 임하고, 결과에 따라 새정치연합에 입당하는 경우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무소속 신분으로 본선에 참여해 당선 후 민주당에 입당한 전례를 갖고 있다. 당시 박 시장은 민주당 후보와 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렀다.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현재 지지도 추이로 볼 때는 오 전 장관이 단일후보로 선출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결국 부산시장 선거에서 야권의 판은 오 전 장관의 선거일 전 입당 여부가 확정된 뒤에야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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