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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지금은 뒤로 물러섰지만 기회만 되면..."


입력 2014.03.03 17:44 수정 2014.03.05 10:03        조소영 기자

의총에서 김한길에 쏟아진 박수속 친노쪽 '무덤덤'

[기사수정 : 2014.03.05. 09:42]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해 당 의원들이 김한길 대표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친노(친노무현)와 친안(친안철수), 486그룹과 같은 각 기득권 세력의 투쟁이 물이 오를 전망이다. 각 세력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어져온 인연이나 추구하는 정체성에 따라 ‘손잡기’나 ‘손털기’를 이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당권, 장기적으로는 대권구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이러한 구도를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의총에서는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을 이뤄낸 김한길 당 대표를 향해 여러 차례 박수가 쏟아졌다. 이례적으로 민주당 의원 126명 전원이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다. 항상 어두운 얼굴로 의총장에 들어섰던 김 대표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의총장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앉은 의원들을 시작으로 차례로 악수를 하며 자기 자리를 찾아 내려가는 그를 대부분의 의원들은 함박웃음으로 맞이했다. 김재윤 의원은 “김한길 파이팅, 애쓰셨어요”라고도 외쳤다.

비공개 의총에서도 김 대표는 오랜만에 소속 의원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김성곤 의원은 “결단의 용기와 지혜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고, 홍익표 의원은 “김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처음으로 잘했다”고 말했다. 최민희 의원은 “김 대표가 참 잘했다”며 통합이 확실하게 이뤄질 때까지 보안유지를 한 것 또한 잘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공개 의총 내내 문재인 의원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윤호중 의원의 얼굴은 어딘지 불편한 기색이 엿보였다. 윤 의원의 옆에 앉은 박범계 의원 등도 그다지 표정이 밝지 않았다. 김 대표를 향해 여러 번 박수가 쏟아졌지만, 이들은 두세 번 손뼉을 마주치는 선에서 박수를 그치거나 손을 멈추고 박수치는 의원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했다. “늦게라도 의총에 참석할 것”이라고 알려졌던 문 의원은 의총이 끝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한 초선 의원의 보좌진은 “친노가 뒤로 물러나 있었지만, 이제까지는 언제든지 앞으로 나설 기회가 있었다”며 “하지만 김 대표(비노)와 안 의원(친안)이 손을 잡아 비노 세력이 커지면서 친노가 비주류로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친노측 한 보좌진은 이미 ‘김한길 당권-안철수 지방선거 주도’를 예상했다며 “김 대표가 대권은 장담하지 못한다. 대선이 있기 전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친노에 이어 김 대표를 견제했던 또 하나의 세력으로 486그룹 등이 속한 초·재선 강경파 의원들은 김 대표가 ‘선(先)동의 후(後)통합’이라는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일각의 비판을 감싸면서도 ‘정체성 문제’만은 명확하게 할 것을 요구했다. 바꿔 말하면 정체성 문제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경우,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중도 좌’를 선호하고 있으며, 486그룹 등은 여권에 확연히 대비되는 ‘좌측 정체성’을 원하고 있다.

앞서 ‘3월 원내대표 교체’ 등을 요구했던 ‘더 좋은 미래’ 책임운영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의총 중간 기자들과 만나 “야권통합과 같은 큰 결정을 할 때는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부차적 문제로 수용해 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당 정체성인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한반도 평화라는 정강정책의 기조는 유지되고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기득권 투쟁에 대한 우려는 여기저기서 나왔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상대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적, 패권적 행태를 버리고 국민으로부터 지지 받는 대중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친노·반노, 친문(친문재인)·친안을 없애는 일에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 재선 의원의 보좌진은 새정치연합과의 평행구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126명(민주당) 대 2(새정치연합)가 5대5로 (신당 지분을) 나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통합을 한 이후에는) 선거 공보물마다 (인지도가 높은) 안 의원의 얼굴이 깔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 대표와 노웅래 사무총장 등이 2007년 열린우리당 내에서 유시민 의원 등과 갈등을 빚다 탈당해 중도개혁통합신당 등을 만든 것을 언급하며 이번 통합 결정을 탐탁지 않아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결정으로 이때까지 선거를 준비한 이들에게 아픔을 주게 됐다며 모두발언과 마무리 발언에서 각각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대표가 1분 정도 말을 잇지 못하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대표가 무공천 결정을 두고 불면의 밤을 보내왔으며,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은 노력해온 당원들을 탈당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당 대표로서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며 “김 대표는 신당 창당 과정에서 이분들을 어떻게 지원할지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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