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10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2013년에는 가계빚의 증가율이 가계저축성 예금 증가율을 넘어섰다. 특히 가계의 저축성 예금은 가계부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저축성 예금의 연간 평균 증가율은 점점 떨어지면서 2013년에는 저축성 예금증가율이 연간 가계신용 증가율을 밑돌고 있다. 가계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가계 저축을 늘리는 속도를 앞지른 것이다.
지난 2010년 연간 평균 가계 저축성 예금증가율은 15.55%였다. 이 수치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1년 10.5%, 2012년 8.55%, 2013년 5.3%까지 떨어졌다.
가계신용의 연간 평균 증가율은 2010년 8.6%, 2011년 9.2%, 2012년 5.95%, 2013년 5.55%를 기록했다. 2012년까지는 가계의 저축성 예금 증가율이 가계신용 증가율을 앞섰지만 2013년 들어 부채증가율이 저축증가율을 앞지른 것이다.
비록 2013년 12월 기준 가계의 요구불예금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20%나 뛰었지만 요구불예금의 자금은 수시로 입출금이 이뤄지기 때문에 유동성이 크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가계빚은 1000조원을 돌파한 1021조를 기록했지만 가계의 저축성예금 규모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0조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계신용 잔액은 줄곧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843조를 기록했던 가계신용 잔액은 2011년 916조, 2012년 963조로 오른 후 지난해에는 1000조를 돌파한 1021조를 기록했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자 가계가 저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소비를 늘리거나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경향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예금·적금 금리가 4%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축으로는 목돈을 모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저축성 예금액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호조로 인한 낙수효과가 가계 전반까지 퍼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때문에 저축액을 줄이거나 저축예금을 해지하는 등 국민들의 저축성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진 한국금융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수출 주도형 국가이기 때문에 경기호조로 인한 낙수 효과가 사회전반으로 퍼지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면서 "우선 가계는 여윳돈이 부족할 수 있고 상황이 좋지않은 자영업자나 가계는 생활자금으로 대출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연구위원은 "또한 올 하반기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에 장기적인 저축예금보다는 요구불예금 등에 넣어놓고 시기를 관망하는 자금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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