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와 안양 KGC 인삼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음에도 챔피언결정전 못지않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 전주 KCC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순위 경쟁은 역대 가장 치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6강 플레이오프 윤곽은 비교적 일찍 가려졌지만, 최하위 동부를 제외하고 정규시즌 우승과 6강 대진표 경쟁, 7~9위 다툼 등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했다.
눈에 띄는 것은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팀들이 보여준 투혼이다. 아무래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들에 비해 탈락팀들은 동기 부여가 약한 게 사실이다. 시즌 막바지에는 공공연하게 태업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거나 아예 개인기록 밀어주기에 나서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최악이었다. 아예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몇몇 팀들은 아예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피해 태업 의혹을 자아냈다.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노린 꼼수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는 프로농구의 경기력 저하와 팬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달라졌다.
신인드래프트 제도의 변화로 인해 이제 하위팀 특유의 어드밴티지(?)가 사라졌다.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다고 무성의한 경기를 펼치면 순위는 더욱 떨어지고 자존심만 상할 뿐이다. 올해 들어 유난히 몰아친 잇단 감독 교체 광풍과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자극이 됐다. 탈락 팀들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인지 상위권 순위 다툼 못지않게 막판까지 7위 다툼도 뜨거웠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하위권 팀들이 갈 길 바쁜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으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도 톡톡히 했다.
6일 전주 실내체육관서 열린 전주 KCC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6라운드 최종전은 사실상 7위 결정전이었다. 플레이오프 탈락 팀들의 대결이 무색하게 챔피언결정전 못지않은 뜨거운 명승부를 연출했다.
김민구의 신인왕 경쟁이 걸려있는 KCC나 이상범 감독이 떠난 KGC는 나름대로 승리를 향한 절박함을 가지고 투지를 보였다. 승패를 떠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팬들 역시 박수를 보냈다.
굳이 어떤 조건이 걸려 있어야만 열심히 뛰는 것은 아니다. 프로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올 시즌을 실패했다고 해도 다음 시즌에도 농구는 계속된다. 다시 돌아올 팬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마음가짐이 진정한 프로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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