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06 김연아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데일리안 스포츠 = 이한철 기자

입력 2014.03.07 17:05  수정 2014.03.12 08:57

주니어세계선수권 때 동료 스케이트 빌려 신고 ´우승´

롤 모델 미셸 콴 넘어 전무후무한 ‘피겨 전설’로

8년 전 김연아는 장래의 꿈과 피겨 이야기를 할 때 당당하면서도 단호하게 생각을 펼쳐냈다. ⓒ 김연아
치아교정기를 끼고 수줍어하던 꿈 많은 여고생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전 세계의 축복과 찬사를 받으며 현역에서 물러났다.

편파 판정으로 인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은 놓쳤지만, 환한 웃음을 지으며 취재진 앞에 선 김연아(24)의 모습은 전 세계를 감동케 했다. 아쉬움이 진한 만큼, 김연아를 떠나보내는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은 더욱 애잔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올림픽 금메달에만 지나치게 집착해온 것은 아닐까. 여왕으로 등극하기까지 그가 흘린 땀과 좌절, 그리고 그를 감내하고 극복해나가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흔들림 없이 외길을 질주한 투혼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지금으로부터 8년 전, 그러니까 2006년 4월 20일 ‘데일리안’은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귀국한 뒤 과천 시민회관 아이스링크에서 맹훈련 중이던 김연아를 단독 인터뷰했다.

김연아는 ‘데일리안’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할 때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장래의 꿈과 피겨 이야기를 할 때는 당당하면서도 단호하게 생각을 펼쳐냈다.

아사다 마오를 라이벌로 지목하는 대목에선 “아사다는 여자 선수 최고 난이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라며 “모든 점프를 쉽게 쉽게 구사해 이러한 점 본받고 싶다”고 겸손해했다.

또 자신의 꿈에 대해선 “앞으로 다가올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메달을 꼭 목에 걸고 싶다”라며 당차게 말했다. 그리고 4년 후 김연아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김연아의 피겨 인생은 7살 때 시작됐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과천 시민회관 아이스링크를 찾았다가 스케이트를 시작했다”는 김연아는 “피겨 스케이트가 이렇게 힘든 운동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8년 전에도 하루 2번 오전과 오후로 나눠 연습에 몰두했다. 대회를 앞두고는 더 많은 훈련을 해야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오른쪽 발목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으로 훈련을 조절해 하고 있었다.

“6학년 때 발목을 다친 이후 스케이트를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김연아는 “이제는 그러한 생각을 접고 스케이트에만 집중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때는 뚜렷한 목표가 없어 그랬던 것 같다”며 “지금은 목표가 뚜렷하게 잡혀있고, 그 목표에 따라 훈련 중이라 그럴 생각 할 겨를이 없다”고도 말했다.

7살의 나이로 스케이트를 시작해 운동에만 혼을 쏟은 김연아. 스케이트에만 열중하는 그는 다른 여고생과 똑 같은 모습의 소녀였다. 동계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을 뿐.

8년이 흐른 지금, 김연아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피겨여왕’으로 자리매김했다. ⓒ 연합뉴스

미쉘 콴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스케이트를 시작한 김연아는 그해 10월 주니어무대에서 시니어무대로 전환했다. 그리고 시니어무대에서 아사다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누구도 넘보지 못할 만큼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세계 최고의 7분(쇼트 2분50초·프리 4분10초)은 피겨 인생 17년간 헤아릴 수 없는 부상의 고통, 상상을 초월하는 부담감과 싸워온 끝에 이뤄낸 것이었다.

그리고 “빙판을 쳐다보기도 싫다”던 김연아는 기꺼이 이 같은 과정을 4년 더 연장했다. 개인적인 영광만을 생각했다면 결코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다. 비록 소치 올림픽에서는 모호한 판정으로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김연아는 피겨 역사의 ‘절대강자’로 영원히 남았다.

이제 김연아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아이스하키 선수 김원중과 열애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으기도 한 김연아는 아이스쇼를 통해 계속해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을 향한 꿈도 현재진행형이다. 어깨를 짓눌렀던 부담감을 훌훌 털어낸 김연아의 제2의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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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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