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창단 첫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창원 LG가 개인 타이틀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까지 싹쓸이할 수 있을까.
정규리그 우승, MVP, 신인왕을 한 팀에서 휩쓴 경우는 2001-02시즌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뿐이다. 당시 김승현이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휩쓸었고, 오리온스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까지 제패하면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LG 소속으로 MVP에 선정된 것은 2000-01시즌의 조성원(은퇴), 신인왕은 2006-07시즌의 이현민(현 오리온스)이 유일하다. 올해 우승을 바탕으로 LG는 문태종이 MVP, 김종규가 신인왕에 도전한다.
문태종은 불혹의 나이에도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3.54득점(12위), 3점슛 1.74개(6위), 3점슛 성공률 41.8%(4위)를 기록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LG에서 리더와 해결사 역할을 맡아 6억 8000만원의 최고연봉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사실상의 우승 결정전이던 지난 7일 울산 모비스와의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18득점(3점슛 4개)을 기록한 데 이어 9일 부산 KT와의 최종전에선 19득점(3점슛 3개)을 쓸어 담아 기적 같은 역전우승을 이끌었다.
문태종과 조성원은 12년의 차이를 두고 있지만 이적생+슈터 출신 MVP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조성원은 대전 현대에서 LG로 이적한 첫해 MVP의 영광을 안았고 4쿼터의 사나이로 불릴 만큼 승부처에 강한 클러치 슈터였다. 그해 LG가 거둔 정규시즌-챔프전 준우승은 올해 전까지 LG의 역대 최고성적이기도 했다.
문태종의 올해 경쟁자는 KT 조성민이다. 조성민은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5.02득점으로 국내 선수 1위를 기록했으며, 3점슛 2.19개(2위), 3점슛 성공률 45.4%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개인성적에서는 오히려 문태종을 능가했다.
문태종의 최대 강점은 팀 성적 프리미엄이다. 여기에 역대 최고령 MVP 후보로 꼽힐 만큼 나이를 무색케 하는 활약도 강점. 반면, 장점이 곧 단점이 될 수도 하다.
김종규, 크리스 매시, 데이본 제퍼슨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LG에서 그만큼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도 있다. 혼자서 팀을 6강에 끌어 올린 조성민과 대조를 이루는 부분. 문태종도 팀 공헌도는 높지만 개인기록은 KBL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하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또 다른 변수는 문태종이 귀화선수 출신이라는 특수성이다.
문태종이 만일 올 시즌 우승에도 MVP를 못 받는다면 귀화선수출신이라서 차별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문태종은 2010-11시즌에도 MVP급 활약을 펼쳤으나 그해 수상은 정규리그 우승팀인 KT 박상오(현 SK)에게 돌아간 바 있다. 당시 문태종의 전자랜드는 2위를 기록했다.
신인왕은 김종규의 우세를 예상한다. 김종규는 46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평균 10.7득점 5.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종규의 경쟁자는 전주 KCC의 김민구로 경기당 평균 13.4득점 5.1리바운드 4.6어시스트 1.8가로채기로 다방면에서 맹활약했다. 개인 성적은 김민구가 우위다. 그러나 김종규는 리바운드와 수비 등 궂은일을 도맡아 더 높은 팀 공헌도를 기록했다.
신인왕 경쟁도 압도적인 차이가 아니면 팀 성적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다. 1998-99시즌 서장훈은 14리바운드로 역대 유일한 토종 리바운드왕 타이틀을 수상했고 25.4득점 2.6어시스트 1.6 블록슛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도 정작 신인왕은 소속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끈 신기성(12.9득점 4.1도움)에게 내줘야했다.
당시 팀 내에 현주엽이라는 또 다른 경쟁자가 있었던 데다 SK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8위에 그쳤다는 것이 서장훈에 대한 평가가 박해진 이유였다.
2008년 신인왕 수상자인 김태술(10.7득점 7.3어시스트)이 강력한 경쟁자이던 함지훈(16.1득점 5.8리바운드)을 제칠 수 있던 결정적인 차이도 플레이오프 진출 유무에서 엇갈렸다.
물론 팀 성적이 좋지 않아도 신인왕을 수상한 경우도 있다. 2004-05시즌 양동근을 시작으로 방성윤(2005-06시즌), 박성진(2009-10시즌), 박찬희(2010-11시즌) 등은 모두 소속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도 신인왕을 수상했다. 다만, 이때는 상위권 팀에 필적할 만한 경쟁자가 없었다. 김민구보다 김종규의 수상 가능성이 유력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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