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연상연하 파격 멜로 '밀회' 과연 통할까
김희애 유아인 주연, 스승과 제자의 파격 멜로
지상파 아닌 케이블로 관대한 수위 조절 '주목'
"스무 살 청년의 고백, 어이없다. 심지어 남편의 제자란다. 엄하게 꾸짖는다. 그런데 이거 뭐야, 설레잖아. 불길하다. 이성과 정념 사이, 마흔 살 여자의 사투가 시작된다."
스무 살 나이차를 뛰어 넘은, 스승과 제자간의 파격 멜로가 올 봄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12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는 배우 김희애, 유아인, 박혁권, 심혜진, 김혜은, 경수진, 안판석 PD 등이 참석한 가운데 JTBC 새 월화극 '밀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밀회'는 스무 살 연상연하 커플, 김희애와 유아인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공개된 두 사람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었다.
퀵서비스 배달원이자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 역을 맡은 유아인은 혼신의 힘을 다해 피아노를 연주했다. 자신의 능력을 미처 알지 못한 채 건반을 두드리는 유아인의 표현력은 실제 피아니스트를 연상하게 했다. 유아인의 천재성을 감지한 김희애의 눈빛은 묘하게 반짝 거렸다.
압권은 두 사람이 함께 연주하는 장면이었다. 김희애와 유아인은 피아노를 통해 교감을 나눴고 환상적인 케미를 뽐냈다. 이는 두 사람에게 닥칠 치명적인 사랑을 예고하는 듯 했다.
JTBC '아내의 자격' 이후 또 한 번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의 작품을 선택한 김희애는 극 중 서한예술재단 기획실장이자 완벽한 커리어 우먼인 오혜원을 연기한다. 화려한 상류층의 중심에 있던 오혜원은 스무 살 연하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삶이 송두리째 바뀐다.
"'아내의 자격' 때 참 즐거웠어요. 작품을 할 때 매번 결과나 수치 등으로 평가받았는데 '아내의 자격'을 촬영할 당시에는 결과 보다 과정이 좋았죠. 감독과 작가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편하고 유쾌하게 촬영했어요. '밀회'를 만난 건 행운이에요."
김희애는 실제로도 스무 살 가까이 차이나는 유아인과 호흡을 맞춘다. 그는 "이선재 역을 유아인이 안했으면 누가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아인이 완벽하게 선재가 됐다. 피아노 연습도 열심히 했고 연기도 훌륭하다"고 유아인을 극찬했다.
이전 작품에서 반항적이고 다소 거친 캐릭터를 선보였던 유아인은 감성적인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로 분한다. 자신의 능력을 미처 알지 못했던 이선재는 오혜원을 만나 재능을 꽃 피우고 동시에 사랑에 눈을 뜬다.
"안판석 감독님을 뵙고 나서 작품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밀회'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펼칠 수 있을거라 느꼈고, 이선재가 저랑 잘 맞는 캐릭터라 생각해요. 이전 작품에서는 기능적인 연기를 해서 힘들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저도 좋아하고, 감독님도 좋아하는 진짜 연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김희애와 유아인을 이어주는 매개체는 피아노다. 두 사람은 피아노를 통해 교감을 쌓고 불가능할 것 같은 사랑을 만들어낸다. 피아노 연습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과제였다.
김희애는 "방송에 나가는 5분 50초 분량의 피아노 연주신을 위해 그 곡을 완벽하게 외웠다. 건반이나 연주하는 표현 등을 온 몸으로 숙지하고 연습했다.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특히 유아인의 연주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천재 피아니스트의 능력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열심히 노력했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장면에서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흔히 음악 하는 분들이 말하는 묘한 느낌을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김희애, 유아인 외에 조연진 또한 막강하다. 심혜진은 오혜원이 근무하는 서한예술재단 이사장 한성숙을, 김혜은은 학창시절부터 혜원의 친구이자 서한예술재단 산하 아트센터 대표 서영우를 각각 연기한다.
여기에 명품조연 박혁권이 오혜원의 남편이자 서한음대 피아노과 교수 강준형 역을, 중견배우 김창완이 서한음대 학장 민용기 역을 맡았다. 배우 경수진은 이선재를 짝사랑하는 박다미로 분해 극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밀회'는 스무 살 연상연하의 사랑과 불륜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룬다. 이 드라마를 통해 안판석 PD가 던지는 화두는 무엇일까.
안 PD는 "20대 청년과 40대 여성이 사랑에 빠진다면 사회는 가만두지 않는다. 특히 여성한테는 죄를 지었다며 돌이 날아갈 것이다. 극 중 오혜원은 무리없이 안전한 길을 택하며 살아왔다. 삶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마다 남들의 시선을 살피며 머리를 굴리며 계산적으로 살아왔고, 스스로를 되짚어볼 여유도 갖지 못했다. 이게 바로 오늘 날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점없이 살아온 오혜원은 결국 이선재라는 순수한 청년과의 위험한 사랑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어영부영 나이를 먹고 적당히 살아가는 우리들도 두 사람의 사랑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하며 스스로를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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