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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김황식 첫 회동 '대한민국 심장' 두고 공방


입력 2014.03.17 16:01 수정 2014.03.17 16:11        조성완 기자/백지현 기자

날선 공방 속에서도 '안철수' 비판에는 한목소리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김황식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거 캠프 사무실을 찾아 김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서울시장 선거 새누리당 경선에서 맞붙게 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첫 회동부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서로 웃는 얼굴이었지만, 말에는 뼈가 있었다.

정 의원은 17일 오후 김 전 총리가 선거캠프를 차린 여의도 대하빌딩을 방문, 공천 신청 이후 처음으로 공식 회동을 가졌다. 지난 16일 김 전 총리가 출마 선언 직후 정 의원을 방문하려 했으나 이를 사양한 정 의원이 거꾸로 김 전 총리를 방문한 것이다.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틈틈이 바늘처럼 뾰족한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약속 시간인 5분 전에 미리 마중 준비를 마친 김 전 총리는 정 의원이 도착하자 “당에 입당하시고 후보 등록을 하면서 인사 겸 ‘정 후보님’을 찾아뵈려 했는데 사정상 못 뵀다”라며 “특별히 저를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정 의원은 “존경하시는 김 전 총리님, 후보님은 제게 ‘정 후보’라고 하셔도 된다”고 답하며, 자연스레 김 전 총리가 자신보다 3살 위인 점을 부각시켰다. 최근 김 전 총리를 향해 “나이도 많으신데 무리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발언의 연장선인 셈이다.

김 전 총리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당연히 정계에서야 선배이시고”라고 받아친 뒤 “기억하시겠지만 지난 2010년, 제가 총리가 돼서 처음으로 외국에 가서 한 일이 정 후보님을 모시고 오는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일했던 것”이라며 재차 ‘님’자를 고집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오늘 주제는 월드컵이 아닌데”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시 김 후보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는 표현도 도마에 올랐다.

정 의원은 “어제 출마회견 하시면서 ‘서울이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는 표현이 참 좋더라”고 덕담을 건네면서도 “그런데 제가 2주 전에 먼저 쓴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전 총리는 “저는 오래 전부터 쓰인 표현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하면서도 “하지만 최근에 쓰셨다면 우선권을 드려야죠”라고 각을 세웠다.

신경전을 벌이던 두 사람은 민주당과 안철수 새정치연합이 결합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김 전 총리는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정말 이것이 바른 정치고 새정치라는 것을 국민들한테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도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과 합쳤는데 많은 분들이 볼 때 말씀은 ‘새정치’ 하시지만 실제로는 새정치 아닌 것 같다”라며 “우리들은 원칙에 맞고 합리적인 경선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김 전 총리가 재차 “새정치라는 단어가 좋은 말인데 현재는 조금 오염된 듯해 새정치 대신 바른정치라는 단어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번 해봤다”고 말하자 정 의원은 “이번 합당 과정에서 국민들이 새정치를 기대하는 ‘안철수 현상’은 있는데 정작 ‘안철수’는 안 보인다”고 힘을 실었다.

새정치로 뜻을 모은 두 사람은 이른 시일 내에 또 다른 경선 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까지 포함된 ‘소맥파티’를 개최하는데 합의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가) 독일에서 돌아왔을 때는 만났는데 이번에 미국에서 귀국한 후엔 따로 못 뵀다”며 “귀국 환영파티 겸해서 이 후보까지 같이 ‘소맥 파티’를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

김 전 총리는 이에 흔쾌히 응한 뒤 “올 초 독일 정부로부터 대십자공로훈장을 받았을 때 (정 의원이) 보내준 축하화분을 지금도 잘 두고 키우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순회경선 두고 재차 신경전 “꼭 그렇게 해야 하나”, “상향식공천 취지 살리는 것”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듯 했던 이날 회동은 약 10여분간 진행된 비공개회동에서 다시 분위기가 냉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순회경선 등 경선규칙과 박심(朴心) 논란을 둘러싸고 양측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인 것이다.

양측에 따르면 이날 회동에 정 의원 측 인사로 배석한 이사철 전 국회의원은 순회경선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이에 김 전 총리 측 이성헌 전 의원은 “기본적으로 당에서 정한 규칙을 따르겠다”면서도 “순회경선이 상향식 공천의 취지를 살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총리를 둘러싼 친박계 지원설, 이른바 박심 논란에 대해서도 정 의원 측이 불편한 기색을 표시하자 이 전 의원은 “원외당협위원장들 다수가 지지해서 나온 것이지 청와대가 밀어서 (김 전 총리가) 선거에 나온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지역 원외당협위원장들의 정례모임에 참석해 서울시장 출마 이유 등을 설명하는 등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 예정이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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