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괴물’ 강지광, 벌써 제2의 박재홍vs송지만 논쟁
강지광, 엘지 떠나 넥센서 새로운 괴물로 부상
파괴력-빠른발로 박재홍 연상..타격폼과 스킬 송지만 주장 나뉘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혜성처럼 출현한 괴물이 있다.
넥센의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모으는 강지광(24)이다. 최근 어떤 타자도 1군 경력 없이 시즌 개막 전 이렇게 큰 조명을 받은 적이 없다. 그야말로 2차 드래프트가 낳은 신데렐라다.
시범경기서 보여준 강지광의 타격 능력은 클린업 트리오로 전혀 손색이 없다.
강지광은 18일 경기까지 9경기에 출전, 26타수 9안타 타율 0.346의 고감도 타격감을 선보였다. 9안타 중 무려 3개가 홈런일 정도로 파괴력이 대단하다. 0.769의 장타율과 0.455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며 OPS는 무려 1.224나 된다.
홈런과 장타율 1위. 시범경기 성적만 보면 박병호를 능가한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컨택 능력과 파워 타자의 꽃인 5툴 플레이어의 조건을 충족한 괴물이다.
5툴(Tool) 강지광의 '미완성 툴'
인천고 출신 강지광은 타격도 재능이 있었지만 투수로 LG에 지명된 투타 만능의 선수였다. 인천고 시절 이미 150km/h를 던진 우완정통파로 덕수고 에이스 성영훈(두산)과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 중 하나다.
하지만 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고 타자로 전향했다. 강지광의 가능성을 눈여겨 본 이가 바로 LG서 스카우트로 강지광을 뽑았던 현 넥센 염경엽 감독이다. 염 감독은 팔꿈치 부상으로 타자 전향을 고민할 당시 반대할 정도로 투수로서의 재능을 높이 샀다.
타자 강지광의 파워나 장래성은 시범경기를 통해 검증받았다. 하지만 야수 강지광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있다. 외야수비 능력이다. 강지광 스스로는 우익수 포지션을 선호한다. 강견을 보유한 우익수의 수비 어시스트 능력은 중요하다. 강속구 투수 출신 강지광보다 더 빠른 어시스트를 할 외야수는 국내에 거의 없다.
빠른 발 역시 검증받았다. 관건은 타구 판단능력과 수비능력이다. 가장 유력한 5툴 플레이어 강지광의 유일한 미완성 툴은 수비력(Fielding Ability)다. 이는 수많은 실전 경험을 통해 보완해야 할 과제다. 염 감독이 개막 후 강지광의 2군행을 선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1군은 타격보다 수비가 우선이고 또 급할 게 없다는 여유의 또 다른 표현이다.
제2의 박재홍 or 송지만
강지광에 대해 제2의 박재홍이라는 평가가 벌써 나오고 있다. 강지광을 박재홍이 세 차례나 기록한 30-30 클럽의 역대 6번째 멤버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줄을 잇는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강지광의 파괴력과 빠른 발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가능한 예상이다.
박재홍은 넥센 전신 현대 출신 레전드다. 박재홍은 신인이던 1996년 30홈런-36도루를 기록,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30-30클럽을 창설한 바 있다. 강지광이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손꼽힌다.
하지만 타격 스타일을 보면 박재홍보다는 송지만에 더 가깝다. 강지광이 기록한 3개 홈런 중 2개는 밀어 친 홈런이다. 특히, SK전 레이예스의 몸쪽 낮은 공을 밀어 친 타격 재능은 송지만의 전성기 타격 스킬을 연상케 했다. 송지만은 몸쪽 공을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데 일가견이 있는 타자였다.
송지만 역시 20-20을 두 번이나 기록한 호타준족의 소유자였다. 타격 기술이나 체형은 박재홍보다 송지만과 흡사하다. 송지만과 강지광은 전주 출신 선후배다. 강지광은 전신인 현대 출신 박재홍과 현 소속팀 넥센의 송지만을 나란히 빼닮았다. 대기록은 박재홍을, 스타일은 송지만을 벤치마킹하면 금상첨화다.
야시엘 푸이그(LA)를 닮았다는 말도 나온다. 등번호(66)와 포지션(우익수), 5툴 재능도 일치한다. 다만, 재능은 닮더라도 느슨한 집중력은 닮을 필요가 없다.
넥센 화수분
넥센은 괴물 루키를 하나 얻었지만 LG는 미래의 4번타자를 또 다시 잃었다.
성공 전례가 많다. 박병호는 트레이드로, 서건창은 LG에서 방출 후 넥센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리그 최고의 타자로, 리드오프로 급성장했다. 이번에는 강지광이 전철을 밟고 있다. 더욱이 LG에서 넥센으로 이적해 '엘넥라시코'의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2군에서 장래성 있는 선수를 눈여겨보고 과감한 트레이드와 2차 드래프트로 선수를 골라내는 안목을 지닌 넥센의 화수분 효과다. 강지광은 이장석 대표가 인천고 시절 이미 타격 재능을 눈여겨봤을 정도다. 작년 2차 드래프트에서 3장(강지광-이상민-윤영삼) 모두 이장석 대표 직접 선택했다. 넥센의 화수분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두산 화수분 못지않은 넥센의 저력이 바로 팀 수뇌부에 있다.
작년 신인왕 이재학(NC)은 2차 드래프트가 낳은 성공 신화다. 올해 넥센발 강지광 돌풍이 불어닥칠지 모른다. 이번에도 강지광이 이재학에 이어 2차 드래프트 출신 신인왕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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