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맨유는 15승 6무 10패(승점 51)째를 기록, 기적 같은 순위 반등의 기회가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리그 4위(아스날, 승점 63) 진입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며, 한 경기 덜 치른 5위 에버턴과의 격차도 벌어져 유로파리그 진출권 획득도 현재로서는 무리다.
이날 맨유의 경기 내용은 엉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간신히 되찾은 선수들의 유기적은 호흡은 불과 2경기 만에 허공으로 사라졌고, 잇따른 패스미스와 활짝 열린 자동문 수비는 맨유 팬들을 김빠지게 했다.
맨체스터 더비 완패로 남은 흔적도 너무나 뼈아프다. 먼저 맨유는 이날 패배로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가장 낮은 팀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맨유는 지금까지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남은 7경기서 모두 승리를 거두더라도 승점 72에 그치게 되는데, 이는 구단 최소 승점인 75(1996-97, 2003-04시즌)에 못 미친다. 두 자리 수 패배도 EPL 출범 후 처음이다. 맨시티 공격수 에딘 제코가 경기 시작 43초 만에 기록한 골은 올드 트래포드 개장 이래 가장 빠른 시간에 들어간 골이며, 지난 리버풀전에 이어 안방에서 2경기 연속 0-3 패배도 최초다.
더욱 두려운 것은 맨유의 굴욕적인 시즌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일주일 뒤, 맨유는 최강 클럽으로 떠오른 바이에른 뮌헨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치른다.
하필이면 맨유와 뮌헨은 같은 날 극명한 희비가 엇갈렸다. 맨유가 무수한 흑역사를 쓰는 동안 뮌헨은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소 경기 우승 확정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7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27경기 무패(25승 2무·승점 77) 행진을 기록 중인 뮌헨은 헤르타 베를린과의 경기서 3-1로 승리, 지난해 자신들이 세웠던 최소 경기 우승 기록(28경기)을 한 경기 더 줄였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뮌헨은 올 시즌 더 강력해진 모습이다. 펩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패스의 정확도가 더 살아난 뮌헨은 거의 대부분의 경기서 압도적인 볼 점유율과 함께 경기를 지배해 나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챔스 2연패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맨유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곧 다가올 챔스 8강에서 승리는 고사하고 역사에 남을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대개 챔피언스리그 8강 토너먼트에 오를 정도면 유럽을 대표하는 강자들, 즉 전력이 안정된 팀들이 합류하곤 한다. 맨유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엄연히 조별리그 1위로 통과한 팀이다. 따라서 많은 점수 차가 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역대 챔피언스리그 8강(전신인 유러피언컵 제외)에서 1~2차전 합계 가장 많은 점수 차 기록은 공교롭게도 바이에른 뮌헨이 지니고 있다. 뮌헨은 지난 1998-99시즌 FC 카이저슬라우테른을 상대로 1차전 2-0, 2차전 4-0 등 6-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4강 토너먼트 최다골 차 기록도 뮌헨이 보유 중이다. 뮌헨은 지난 시즌 4강에서 1~2차전 합계 7-0이라는 엽기적인 스코어를 기록했다. 상대가 FC 바르셀로나였기에 충격이 더했다. 당시 뮌헨의 멤버들은 올 시즌 그대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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