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극 잇단 참패…'골든 크로스'는 달라?
상류층 탐욕 추적하는 서스펜스 드라마
뻔한 복수극 우려…악역 캐릭터 '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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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복수극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KBS2 새 수목극 '골든 크로스'다.
이 드라마는 복수를 위해 자신의 가족을 파괴한 사람들 밑으로 들어가 충성을 맹세했다가 탐욕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남자의 운명을 그린다. 제목인 '골든 크로스'는 대한민국 상위 0.001%에 속한 사람들이 모이는 비밀 클럽을 뜻한다.
'각시탈', '즐거운 나의 집' 을 집필한 유현미 작가가 극본을 쓰고 '힘내요, 미스터 김!', '매리는 외박중'을 연출한 홍석구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7일 서울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서재석 KBS 본부장은 "전작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을 뛰어넘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탐욕적이면서도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강한 멜로가 더해져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간 KBS는 '적도의 남자'(201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 '상어'(2013), '비밀'(2013) 등 선 굵은 복수극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방영된 '비밀'은 식상한 복수극이라는 우려를 벗어나며 작품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종영을 앞둔 또 다른 복수극 '태양은 가득히'가 2%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복수극에 대한 시선은 밝지 만은 않다.
이와 관련해 홍 PD는 "'골든 크로스'는 전형적인 복수극의 전개를 갖고 있지 않은 서스펜스 드라마"라고 강조한 뒤 "인물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가 흐른다. 예측하기가 어려워 다음 내용이 궁금해진다.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양심에 대해 묻는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며 기존 복수극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색깔을 지닌 악역이 등장해 악역 열전이라고 보면 된다"며 "그들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강우가 절대 권력에 억울하게 희생된 동생을 위해 복수에 나선 신임 검사 강도윤을 연기한다. 이시영은 정의로운 검사 서이레로 분해 아버지에게 복수하려는 강도윤과 사랑에 빠진다. 복수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설정이다. 짠한 멜로를 그리려는 설정이지만 너무 익숙하다. 하지만 이런 고전적인 틀도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극적 장치라는 게 홍 PD의 설명이다.
김강우는 "대본을 읽고 심장이 쫄깃해졌고 드라마가 재밌어서 촬영하는 내내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며 "'골든 크로스'를 보면 악인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자의 탄생', '난폭한 로맨스' 등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두각을 보였던 이시영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진지한 정극 연기에 도전한다. 한은정은 비밀을 품은 골든 크로스 대표 홍사라 역을 맡았다.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가 될 악역 연기는 정보석과 엄기준이 펼친다. SBS '자이언트'에서 조필연 역으로 악역 연기의 진수를 선보였던 정보석은 극 중 서이레(이시영)의 아버지이자 경제기획부 금융정책국장인 서동하를 맡아 두 얼굴을 가진 악역을 연기한다.
그는 "서동하를 통해 내 안에 감춰져 있던 본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막상 연기를 해보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조필연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하고 싶은 걸 다하는 스타일이라면 서동하는 뜻하지 않게 사건을 저지른 후 악인의 길에 빠지는 캐릭터다. 시간이 흐를수록 괴물로 변해가는 인물을 표현하는 게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돈에 살고 돈에 죽는 '절대악' 마이클 장을 연기하게 된 엄기준은 "악역을 연기할 때 쾌감을 느낀다"며 "이번에 맡은 배역은 이전에 맡았던 악역 캐릭터보다 훨씬 강도가 쎄다"고 소개했다.
'골든 크로스'는 식상한 복수극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 외에도 몇 가지 불안 요소를 안고 출발한다.
우선 전작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 100억 대작임에도 기대만큼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한 건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진운이 썩 좋은 편도 아니다. 평균 시청률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SBS '쓰리데이즈'가 수목극 1위 자리를 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MBC '앙큼한 돌싱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복수극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안방극장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미지수다.
9일 오후 10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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