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원내대표 '이완구 대세론' 속 3가지 변수는?
대항마 없이 추대론까지...인물론-지역 안배-성향이 변수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임기만료가 1달여 남은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19대 국회 후반기의 원활한 국회운영과 집권 2년차를 맞이한 박근혜정부가 국정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 차기 원내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다. 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존재한다.
당내에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일이 오는 5월 7~9일 사이로 점쳐지고 있다. 8일 현재 ‘이완구-주호영’ 조합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늘 그렇듯이 선거에는 변수가 존재하는 법이다.
‘대세론’ 이완구, 대항마는 없나?
당내 인사들에게 ‘차기 원내대표로 누가 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는 ‘이완구’라고 대답할 정도다. 이완구 의원이 대세론을 넘어서 ‘추대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앞서나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이 같은 추대론에 대해 불편해 하는 시선도 당내에는 분명히 존재한다. 당내 일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를 맡는 것에 불만은 없지만 추대론으로 흘러가는 분위기 자체는 달갑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도 자천타천으로 이 의원의 대항마가 여러명 거론되고 있다. 우선 정갑윤 의원이 이르면 다음주께 출마를 선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정우택, 유기준 의원도 원내대표에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가장 물망에 오르는 인물은 유승민 의원이다. ‘원조 친박’인 유 의원은 3선으로 원내대표 출마 최소 자격을 갖췄다. 특히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유 의원의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출마 여부는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유 의원의 출마 가능성은 낮은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우선 본인이 “출마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 의원과 러닝메이트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과의 관계도 애매한 상황이다.
대구지역 정치권에 정통한 한 당내 인사는 8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대구 3선 의원 가운데 한명이 이미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했는데, 다른 한명이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면 모양새가 우습게 된다”며 “유 의원의 스타일상 그런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안배, 차기 당권과 연계성은?
차기 원내대표와 당 대표의 지역안배 문제도 고려대상이다. 그간의 관례에 따르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같은 지역에서 선출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19대 국회 상반기 원내대표가 영남 출신 △최근 당내에서 제기되는 충청권 소외론 △6·4 지방선거 등을 감안하면 차기 원내대표는 충청권에서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 충청도 위기론, 소외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차기 원내대표는 충청권에서 맡을 가능성이 크다”며 “차기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확실한 상황에서 충청 출신 원내대표가 충청도에서 선거 운동을 하는 게 지금 상황에서도 옳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현재 분위기대로 이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될 경우 차기 당권주자 중 이인제 의원과 서청원 의원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세명 모두 충청으로 지역이 겹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 의원이 국회의장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대신 최경환 원내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대로 서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이 의원에게도 영향을 미칠 소지는 다분하다.
박근혜정부와 교감할 수 있을까?
집권 2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와의 교감 여부도 변수다. ‘원내 사령탑’으로서 당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청와대와 손발을 맞춰가기 위해서는 정치력과 경륜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정부 집권 2년차에서 3년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호흡을 맞춰서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즉,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보다는 청와대와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청와대와의 소통 면에서 현재 가장 앞서고 있는 후보는 이 의원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는 충남지사직을 사퇴하면서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당시 세종시 원안을 지켜낸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충남지사를 사퇴할 당시 친박계의 만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이를 뿌리친 점을 거론하며 “친박계 내부에서 이 의원은 자기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정갑윤 의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 후보 당시 울산지역에서 유일하게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인사다. 유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함께 ‘친박’을 만든 인물이지만, 최근 연이은 쓴소리로 박 대통령과 관계가 소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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