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볼시비’ 김주찬·손승락…격한 반응 속사정
넥센-KIA 9회초 도중 사구로 벤치클리어링
빈볼 상황 아니었지만 김주찬 부상 악몽으로 흥분
넥센과 KIA가 올 시즌 첫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KIA 김주찬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경기서 9회 상대 마무리 손승락의 공으로부터 몸에 맞았다.
그러자 김주찬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마운드 쪽을 잔뜩 노려봤고, 이에 손승락은 고의가 아니었음을 어필했지만 양 팀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뒤엉키고 말았다.
그렇다면 손승락의 투구는 과연 고의였을까.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날 넥센은 차일목으로부터 만루 홈런을 얻어맞는 등 경기초반 13실점하며 패색이 짙었다. 빈볼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팀이 대패하고 있을 때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간혹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손승락의 사구를 고의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넥센은 6회부터 매 회 점수를 뽑아내며 13-8까지 따라붙은 상황이었다. KIA의 불안한 불펜을 감안하면 경기를 포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실제로 넥센은 9회말에도 1점 더 뽑았다.
5점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손승락이 나온 이유도 간단하다. 손승락은 최근 두 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슬럼프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비교적 점수 차가 크고 부담 없는 이닝에 컨디션 점검 차 등판시킨 염경엽 감독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김주찬의 과한 반응 역시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김주찬은 지난해 FA로 KIA에 입단했지만 시즌 초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당시 한화전에서 유창식의 투구에 왼쪽 손등을 맞은 뒤 고통을 호소했고, 검진 결과 골절상이었다. 결국 김주찬 입장에서는 또 다시 시즌 초 악몽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예민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야구팬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대목은 바로 송신영과 서재응의 흥분이다.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자 송신영은 곧장 김주찬에게 다가가 다그치기 시작했다. 이에 서재응도 송신영을 뜯어말리는 등 두 선수에게 불똥이 튀는 듯 보였다.
사실 송신영과 서재응은 양 팀 투수조의 맏형으로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송신영은 빈볼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후배 보호에 나섰고, 서재응 역시 후배 김주찬이 아닌 자신에게 말을 하라는 제스처로 일선에서 진두지휘했다. 결국 각자 사정에 의한 오해가 빚은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