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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따르겠다"면서 함구, 거셀듯한 공천 후폭풍


입력 2014.04.10 14:51 수정 2014.04.10 14:56        이슬기 기자

설문 문항 불공정 문제제기 속 조경태 "더 나쁜 정당" 개탄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공천폐지 여부를 묻는 전당원투표 및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공천을 하는 것으로 결정된 10일 오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국회 최고위원회의실에서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당 안팎으로 거대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민여론조사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0일 오전 당대표실에서 “전당원 투표 결과와 국민여론조사 결과 합계를 낸 결과, ‘공천해야한다’ 53.44%, ‘하지 말아야한다’ 46.56%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공천 유지’로 방향을 완전히 튼 것이다.

당초 이날 발표 직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기자회견이 예상됐으나 그는 “대표는 위임된 권한에 불과하다. 이것이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면 따르겠다”는 말만 남긴 채 현재까지 묵묵부답 상태다.

이에 따라 오전으로 예상됐던 기자회견은 이날 오후로 미뤄졌으나, 정확한 시간은 여전히 공지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안 대표와 김한길 공동대표는 발표가 끝난 후 약 한 시간 동안 회의를 가졌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이후 거취와 대응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전날 진행된 당원과 국민여론조사 결과의 차이가 매우 근소하다는 것이다.

일단 투표에 참가한 권리당원 8만9826명 중 공천 유지에 표를 던진 사람은 57.14%다. 원안대로 무공천에 따르자는 42.86%와 약 4%차이밖에 나지 않는 결과다.

국민여론조사 결과는 더 갑갑하다.

두 기관에 의뢰해 각 1000명씩을 표본으로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A기관의 결과는 오히려 ‘공천하지 말아야한다’는 쪽에 61.41%가 몰렸다. ‘공천해야한다’고 답한 48.59%보다 약 13% 앞선 수치다.

B기관의 경우에도 ‘공천해야한다’는 50.91% 뒤로 ‘공천하지 말아야한다’는 49.09%가 바싹 붙었다. 1,2위를 가리기조차 민망한 차이다.

게다가 설문 문항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질문 자체가 공천 유지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해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날 실시한 ARS 투표 설문에는 “새누리당은 공천을 강행하고 있다”, “공천을 안하면 불공정한 선거가 되므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애초의 무공천 방침대로 공천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미 전문가들로부터 설문 문항 자체가 ‘무공천은 불공정한 선거’, ‘공천은 공정한 선거’라는 프레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무공천이 본래 지닌 의미를 상당히 축소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오호통재”라는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발표 직후 당대표회의실을 나서면서 격앙된 어조로 “새정치민주연합이 결국 국민을 속이는 정당으로 전락했다. 더 나쁜 정당이다”라며 이 같은 개탄조로 심정을 표현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어 “기초공천 폐지하라고 농성한 건 결국 다 쇼 아닌가.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데 쇼 정치를 왜 하는지”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런 식으로 가서는 이건 그야말로 새정치라는 간판을 떼어 낼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설문 문항에 대해 “문항자체가 아주 불리하게 짜였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무공천 지지율이)높게 나왔다”면서 “문항을 자세히 보면 무공천 폐지에 유리할 수 있는 문항으로 짜인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조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야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국민이지만, 국민 여론조사는 여야를 지지하는 모든 국민 상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한쪽 편을 지지하는 분들로 여론조사를 했기 때문에 100% 여론조사가 아니다”라고 재차 비판했다.

한편 이번 결과로 ‘안철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안 대표는 구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통합 고리로 ‘민주당의 무공천 선언’을 내세운 바 있다. 무공천 선언이야말로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새정치’를 위한 제1의 결단이자 통합의 명분이 무너짐에 따라,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은 안 대표의 거취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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