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기 덫에 빠진 대한민국…서민들은 운다

김재현 기자

입력 2014.05.01 07:04  수정 2014.05.01 07:05

금감원 올해 소비자경보 11차례 발령, 지난해 전체 발령 10회 발령 횟수 돌파

최근 새 학기를 맞아 자녀를 납치했다며 학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금융사기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사진은 전화통화를 하는한 남성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거주하는 김모씨(여, 40대 초반)는 지난 3월께 S캐피탈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ㅐ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았다. 사기법이 대출에 필요한 정보이니 신분증 사본과 예금통장을 요구했다. 김 모씨는 급전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를 의심하지 않고 필요한 서류를 보내줬다. 이후 사기범은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대포폰)를 피해자 몰래 개통했다. 대부업체의 휴대전화 인증대출 서비스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로 100만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가로챘다.

#부산광역시 거주하는 이모씨(여, 60대 초반)는 지난 2월 초 S금융을 사칭한 자로부터 서민정책지원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후 이 모씨는 무통장·무카드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우체국 계좌를 개설한 후 승인번호(무통장·무카드 출금용 승인번호), 계좌비밀번호,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료를 보냈다. 이모씨는 1개월이 지난 후 00경찰서로부터 대포통장 명의인 조사에 응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계좌가 사기에 이용된 사실을 인지하고 금감원에 향후 대응방법을 문의했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노린 금융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다. 대부분 무작위 문자 메세지를 발송해 "대출에 필요한 거래실적을 쌓아주겠다", "대출 100%"를 미끼로 피해자들의 주머니를 노린다.

대출뿐만 아니다. 올해 초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파밍, 스미싱 등 대출사기 피해가 발생했다. '검찰을 사칭한 사기범이 정보유출사고가 연루됐다'며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거나 카드사 정보유출 내역을 조회하는 피해자들을 가짜사이트로 유도하는 파밍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 카드 3사와 신용정보사가 보낸 것처럼 가장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스마트폰을 감염시켜 소액결제 피해도 발생됐다. "기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줄테니 채무정보를 알려달라"며 접근한 대출사기도 적발됐다.

실제 금융당국도 금융사기나 민원을 통한 금융소비자의 불편 등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만 해도 소비자경보를 11회나 발령했다. 지난해 총 10회 발령했던 소비자경보 횟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지난 2012년 5월 도입 후 지난해 12월까지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횟수는 총 13회다. 2012년 3회, 2013년 10회 발령했다.

소비자경보제도는 금감원 내 독립적인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신설되면서 '금융소비자 정보도우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금융상담이나 민원동향을 분석해 민원이 급증하는 등 소비자피해 확산이 우려될 경우 즉시 SNS나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한다.

총 13회 소비자경보 중 '대출 및 대출사기'가 6건(461%)으로 가장 많았다. '신용카드'와 '보험상품'이 각각 3건(23.1%), '전자금융사기'가 1건(7.7%)이 뒤따랐다.

금감원은 소비자경보 발령과 동시에 민원 유형을 확인하고 금융소비자 피해를 줄이도록 관련제도나 금융관행 개선 등 후속 조치에 나선다.

일례로 금감원은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취업)을 미끼로 대출을 받게 해 이를 편취하거나 다단계업체 아르바이트 제공을 미끼로 대출을 받게 해 물품을 강매하는 민원이 제기되자 소비자경보 2013-07호를 발령했다.

이후 금감원은 대학생 대출을 엄격히 운영토록 지도했다. 대학생 대상 대출사기를 막기 위해 대출금을 자금 사용처로 직접 송금하도록 자금 사용용도 관리를 강화했다.

대학생 대출 시 본인의 계좌가 아닌 등록금의 경우 등록금고지서에 기재된 계좌나 해당학원 계좌, 전환대출의 경우 금융회사 계좌로 직접 송금토록 했다.

최근 카드3사 개인정보유출 등의 피해는 물론 보이스피싱, 파밍 등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자 올 한해 소비자경보를 적극 활용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소비자경보 발령이 늘어난 것은 민원을 통해 금융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게 되면 국민들이 각별히 주의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경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융사기가 나날이 지능화되면서 피해예방을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지켜야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이 금융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는 이상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2월부터 작년 말까지 대포통장현황·발급 실태를 보면 이 기간 피싱사기에 이용된 대포통장은 총 4만9000개다. 대출빙자 사기에 이용돼 지급정지된 대포통장은 총 5만5000개에 이른다. 이는 연간 약 5만개 이상의 대포통장이 피싱·대출사기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창과 방패로 봤을때 방패가 항상 밀리게 마련이다"면서 "금융당국이나 금융권에서도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지만 본인 역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금융사기의 덫에서 벗어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대출 관련 피해를 에방하기 위해서는 사기범들의 수법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사기범들은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접근한다. 그렇기 때문에 낮은 금리 대출을 약속하거나 대출실행 때 금전을 요구할 경우 대출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여부는 대출 당시 고객의 신용등급, 채무내역, 연체이력 등을 고려해 금융회사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누구든 대출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대출을 약속하는 행위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출사기가 의심되거나 피해가 발생할 경우 금감원 '불법사금융 및 개인정보 불법유통 신고센터(국번없이 1332)'를 통해 대응요령을 안내받아 피해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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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기자 (s89115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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