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종영, 역사 논란 씻은 '팩션'의 성공

김명신 기자

입력 2014.04.30 06:30  수정 2014.05.06 09:53

역사 왜곡 뒤로한 필력, 배우들 호연 극찬

팩션사극 새기록 쓰며 6개월 대장정 마무리

지난 해 10월 28일 기대와 우려 속 안방극장을 시끌시끌 달구며 포문을 연 ‘기황후’는 그 논란 속에서도 6개월 간 시청률 1위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MBC

논란을 딛고 성공하는 드라마가 몇 작품이나 될까. 막장이면 막장, 개연성 없는 드라마는 그 작품대로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논란과 비난의 연속이 된다. 그 끝 역시 ‘뻔한 결말‘이라는 혹평 속 대중들의 머릿속에서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진다. 그것이 요즘의 드라마들이고 때문에 시청률 저조 현상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는 달랐다. 물론 첫 회부터 안고 있었던 ‘역사 왜곡’이라는 핸디캡은 마지막까지 공존했고 이를 거부하는 시청자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역사 왜곡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니라, 단순히 드라마에 입각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지난 해 10월 28일 기대와 우려 속 안방극장을 시끌시끌 달구며 포문을 연 ‘기황후’는 그 논란 속에서도 6개월 간 시청률 1위를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지켜냈다. ‘시청률=작품성‘으로 평가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만큼 역사 왜곡 논란 속에서 작가가 피력했듯이 또 다른 작품을 그려냈고 그 흡입력을 51회 동안 유지했다는 점이다.

‘기황후’는 MBC가 야심차게 선보인 작품으로, 정통사극이 아닌 팩션사극을 표방하며 시작했다. 스타 부부 작가의 필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지만 ‘사극’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허구를 그려낼지 우려의 목소리도 분명 있었다.

드라마의 바탕은 고려 말미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갔다 제 1황후가 되는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었다. 기황후라는 인물을 두고 바라보는 시각차에 따른, '악녀' VS '철의 여인' 대립이 팽팽했고 역사 속 기황후가 고려를 핍박하는데 앞장섰다는 점을 두고 철의 여인으로 그리는 데는 왜곡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등을 집필한 장영철, 정경순 작가는 팩션(팩트 픽션)을 언급하며 "드라마 자체로 평가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선 굵은 작품들을 선보여 왔던 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역사왜곡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각오가 남달랐다.

제작진 역시 드라마 시작 자막을 통해 "이 드라마는 고려 말,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황후가 된 기황후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했으며 일부 가상의 인물과 허구의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실제 역사와 다름을 밝혀드립니다"라고 고지, 팩션임을 강조하며 역사 왜곡 시선을 의식했다.

역시나 그 우려는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우들의 호연과 빤하지 않은 궁중 암투극 등으로 극의 흡입력을 높이며 시청자들의 끌어 모았다. 특히 ‘시청률 보증수표’ 하지원이 다시금 ‘기황후’를 통해 그 저력을 과시했으며 주진모 지창욱 백진희 진이한 김서형 등 ‘배우들의 재발견’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제2의 전성기를 맞게 했다.

지난 해 10월 28일 기대와 우려 속 안방극장을 시끌시끌 달구며 포문을 연 ‘기황후’는 그 논란 속에서도 6개월 간 시청률 1위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MBC

‘믿고 보는 배우 하지원‘이라는 찬사가 무색하지 않았고, 분명 역사와는 다른, ’드라마‘에 초점을 맞춰달라는 작가의 주문 역시 적중했다. 실존 인물과 배경을 삼고 있지만 핵심적인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다며 또 다른 작품임을 주장했던 부분이 고스란히 반영되며 역사 속 기황후와는 또 다른 기황후를 그려냈다는 평이다.

물론 드라마 곳곳에 역사를 담은 부분이나 마지막 장면에서 ‘1368년 기황후는 주원장에게 대도를 정복당하고 북쪽 초원지대로 물러나 북원을 건국했다. 기황후의 아들 아유시리다라는 북원의 황제가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고지하는 등 사극의 면모 역시 잊지 앉았다.

또한 기승냥이 기황후가 되는 과정과, 모든 정적들과 측근들이 숨을 거두는 모습 속 그 훗 이야기로 끝을 맺었지만 ‘한국의 드라마’로써 정리되지 않은 고려사에 대한 언급과 씁쓸한 단면은 아쉬움을 남겼다.

어찌됐건 ‘기황후’는 논란 보다는, 그 논란의 불식시킨 드라마로 이름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반년 동안이나 월화드라마 1인자로 군림했고 51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섰던 부분도 높이 평가될 부분이다. 물론 한국 역사와 관련해 분명, 아쉬운 대목도 있고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팩션 사극 ‘드라마 기황후’는 그 출발 당시 의미에 충실했고 그에 따른 또 하나의 기억될 작품으로 남게 됐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