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골드글러브? 빗속에 빛난 매덕스급 수비
4회 투수 앞 기습번트 두 차례나 아웃시켜
일본 시절부터 '매덕스급 수비'로 극찬받아
다나카 마사히로(26·뉴욕 양키스)의 연승행진이 ‘34’에서 그친 가운데 혀를 내두르게 한 정상급 수비가 화제다.
다나카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1볼넷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양키스는 1-6으로 패했다.
미국 진출 10경기 째 만에 첫 패전이다. 앞서 다나카는 라쿠텐 시절이던 지난해 24승 무패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것을 포함해 미일 통산 34연승 행진을 기록 중이었다.
비록 아쉽게 패전 투수가 됐지만 정상급으로 평가받았던 수비 능력은 이날 경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수비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다나카는 0-2로 뒤지던 4회말 1사 2,3루 상황에서 투수 제이슨 해멀스가 기습번트를 대자 곧바로 달려와 글러브로 잡은 뒤 그대로 토스해 3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더욱 놀라웠던 장면은 계속해서 이어진 2사 1,3루 상황이었다.
타석에 들어선 에밀리오 보니파시오는 자신의 빠른 발을 믿고 3루 쪽으로 정확히 번트를 댔다. 이미 타자 주자를 잡을 수 없었던 상황. 하지만 다나카는 굴러가는 공을 맨손으로 잡은 뒤 주저 없이 포수 브라이언 맥캔에게 전달했고, 간발의 차로 3루 주자 존 베이커를 아웃시켰다. 2번 연속 놀라운 수비에 컵스 홈팬들도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이닝을 마친 다나카는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놀란 동료들로부터 격려를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나카는 3회, 보니파시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첫 실점을 내줬다. 당시 이 타구는 투수 옆으로 빠르게 흘렀는데 투구 후 수비 동작으로 재빠르게 전환한 다나카는 글러브를 내미는 곤충급 반사 신경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실 다나카의 수비력은 일본 시절부터 정평이 나있었다. 그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퍼시픽리그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안정된 수비력을 뽐냈는데 투구 후 동작 전환과 포구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는 ‘일본판 그렉 매덕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다나카의 골드글러브 수상은 가능할까. 일단 아메리칸리그에는 정상급 수비를 펼치는 투수들이 득시글하다. 통산 4회 수상의 마크 벌리가 토론토에 몸담고 있으며, 팀 동료 R.A. 디키는 지난해 수상자이기도 하다. 또한 보스턴의 제이크 피비도 수비 안정감이 돋보이는 투수로 손꼽힌다.
한편,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는 오로지 수비만을 놓고 시상하는데 투수 부문 최다 수상자는 당연히 그렉 매덕스로 무려 18회 수상했다. 현역 선수 중에는 마크 벌리가 2009년부터 4년 연속 영예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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