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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보육의 질 높이려면 공무원 시켜줘야"


입력 2014.05.23 11:41 수정 2014.05.23 16:09        이슬기 기자

<10분 인터뷰>"이직률 높아 교육의 질 떨어져" 주장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거운동 개시일인 지난 22일. 등굣길에 나선 초등학생들 너머로 초록색 옷을 입은 채 교통안전 캠페인에 한창인 그를 만났다.

30년 정책통, 정통 관료 경력으로 ‘경제도지사’를 꿈꾸는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차 안에 들어서자 “너무 지저분하다고 올리면 안 된다”며 농담부터 건넨다.

보온병에 든 커피를 종이컵에 따라주며 “드릴 것이 없어 어떡하느냐”는 김 후보에게 수행비서가 “건강 식초를 드리겠다”고 하자 대뜸 “아이 식초는 드리지 마”라며 손을 내두른다. 내릴 때 커피 값 500원을 내고 가라는 비서의 농담에 키득키득 웃는 김 후보의 옆모습이 개구지다.

두 번째 일정인 출정식을 위해 차를 타고 후보 캠프로 이동하는 10분 간, 김 후보 옆 자리에 앉아 짧은 만남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식사는?

"김밥 한줄. 우리 차에 먹을 거 많다. (견과류가 든 봉투를 건네주며) 우리는 김밥 주로 먹고 아무거나 잘 먹어서 난 피자도 먹고. 피자 좋아한다. 샌드위치도 잘 먹고."

-아침식사를 사모님이 챙겨주시나.

"힘들지. 오늘은 우리 집사랑이랑 나랑 새벽 3시 20분에 일어났다. 3시 10분에 잠 깼는데 더 잘 수가 없겠더라. 어차피 3시 30분에는 일어나야하니까. 그래서 4시 10분에 집에서 나왔다. 광명 순복음교회 특별 예배 보고, 안산 합동분향소 가서 참배하고 여기로 온 거다."

-첫 일정이 합동분향소인 셈인가.

"그렇다.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인의 신분으로 선거를 시작해야하지 않겠느냐 해서. 원래 수원역 나가서 남경필 후보와 경쟁적으로 인사 하는 걸로 돼있었는데, 그게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치겠느냐 해서, 남경필 후보 혼자 하면 그렇지만 나랑 둘이 다 하면 좀 그렇지 않나. 그래서 그냥 우리가 바꾸자고 했다. 밤 늦게 결정 바꿨다. 그래서 오늘 아침 일정 갑자기 만들게 됐다."

-선거운동 첫 날, 첫 일정 소화해보니 어떤가

"전체적으로는, 어제부터 방송 6사 토론회하고 3사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으로 되면서 우리가 1% 이기는 걸로 나왔다. 그러면서 많이들 호응을 해주시더라. 꼭 이길 수 있다고,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이기라고 말해주기도 하고."

-토론회 보니 보육교사 정책에 대해서 남 후보의 공격이 강력하더라.

"하하하하 그랬다. 근데 나는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은데, 그 정책으로는 우리가 이길 거다. 왜냐하면 방향이 옳은 방향이거든. 일부러 공격 당하는 쪽으로 비춰졌는데 앞으로는 2~3번 더 있으니 이제 반격을 할 거다. 상대가 그렇게 강하게 공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자신의 대표 공약인 보육교사 전면 교육공무원화 정책 이야기가 나오나, 조금 전의 웃음기는 사라지고 진지해졌다.

김 후보는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보육교사들의 능력과 자질을 높여야 하고 그러려면 그들의 사기와 열정이 담보돼야 한다. 이를 위한 방법은 교육공무원화 밖에 없다”며 ‘평생직장 보장에 의한 사기 증가‘를 힘주어 강조했다.

김 후보에 따르면, 해당 공약의 구체적인 과정은 △현재 보육교사들 중 신청자를 받아 일정 기준에 의해 선발하고 △일정한 교육과정을 거친 후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교육공무원에 준하는 자격과 그에 맞는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2016년에는 일단 10%의 보육교사가 200만 원을 받고 나머지는 10만 원을 받으면, 나머지 교사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겠느냐”라며 “그렇게 해마다 단계적으로 예산을 쓰면, 지출한 만큼 보육의 질이 팍팍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육교사 이직률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데,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기가 힘들어도 몇년만 참으면 평생직장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금이 인상된 교사들이 그렇지 않은 교사들에게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가 김 후보의 대표 공약인 보육교사 교육공무원화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남 후보가 천지분간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섰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교육 공무원 11만4천명 중 2만명은 사립학교 교직원으로, 국가로부터 봉급을 지원 받는다”면서 “사립학교 교직원보다 유치원교사, 어린이집 교사가 더 허드렛일을 하고 중요한 일도 그만큼 하는데 그들은 왜 지원 해주지 않느냐. 봉급을 늘려주는 재원은 남경필 후보와 똑같이 든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 20일 OBS 주최 TV토론에서 남 후보가 ‘교육공무원화 공약을 위해 8조 원이 든다’며 비현실성을 문제 삼은 것과 관련, 김 후보는 “그건 지금 주는 것까지 다 합한 금액이다. 돈 계산을 그렇게 하면 되겠느냐”면서 “지금보다 얼마가 더 드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라전체의 경우 최대 1조5천에서 2조가 들고, 그 중 30%는 경기도가 부담한다 해도 15%는 기초, 15%는 중앙 부담”이라며 “결국 경기도 자체는 1500억~2000억 원을 부담하게 된다. 보육을 위해 그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10분간의 짧은 만남 후 출정식으로 급히 들어가는 후보를 뒤로 하고 수행비서에게 물었다.

후보가 평소에 즐겨 부르는 노래를 묻자 비서는 곧바로 “최성수의 동행이다. 사랑의 트위스트도 잘 부르신다”며 후보 흉내를 내듯 ‘사랑의 트위스트’를 따라 부른다.

좋아하는 영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변호인’. 후보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비서는 “진짜 매력 있는 사람이다”며 “얼마나 웃긴 분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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