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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이미 결집, 대답피한 보수층 결집할까


입력 2014.05.30 09:26 수정 2014.05.31 10:28        조성완 기자

세월호 참사이후 중도 보수층 여론조사에 함구

담화 이후 뒤늦게 움직이며 수도권 표심 출렁

6·4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전국 3천 5백여 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 30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4 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의 승부를 가를 부동층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인 29일 현재까지 분위기는 야당 우세로 기울고 있다. 서울에서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10%p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가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인천에서는 송영길 새정치연합 후보가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마냥 야당이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이 30~40% 가까이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세월호 참사 이후 늘어난 ‘숨은 표’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거가 다가올수록 야권의 숨은 표가 결집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과 달리 이번 지방선거는 오히려 여권의 숨은 표가 결집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선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게 하고 있다.

세월호 이후 돌아선 여권표, 일찌감치 집결한 야권표, 늘어나는 부동층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직전·후인 4월 14~18일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무당파는 15.0%로 나타났다. 하지만 5월 7~9일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동시에 하락한 반면 부동층은 31.1%로 확인됐다. 직전 조사에 비해 16.1%p 증가한 것이다.

지난 19~23일 조사에서는 후보등록과 공식선거 기간이 시작되면서 부동층이 21.4%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세월호 참사 이전에 비해서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의 5월 셋째주(19~22일)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층은 31%로 나타났다. 4월 5째주 3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관망하는 추세가 강하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늘어난 부동층이 과연 어느 쪽의 숨은 표인가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등을 돌린 정부와 집권여당이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선 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정당지지도의 변화 추이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세월호 참사 직전·후인 4월 14~18일간 조사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53.4%, 새정치민주연합은 26.9%를 기록했다. 부동층은 15.0%였다.

지난 7일~9일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38.1%, 새정치연합 25.6%를 기록했다. 특히 부동층이 31.1%로 대폭 증가했다. 즉, 세월호 참사에서 정부와 집권여당에 실망감을 느낀 새누리당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돌아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뒤늦게 집결하는 여권표, 수도권 전체 판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새누리당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부동층으로 돌아섰던 보수표가 결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서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전 정몽준 후보는 박원순 후보를 오차범위 내 접전까지 따라 붙었지만 사고 이후 20%대까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1003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는 박 후보(50.5%)와 정 후보(39.6%)의 차이가 10.9%p 차로 줄어들었다. ‘중앙일보’가 22~26일 실시한 여론조사(1000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도 박 후보(46.9%)와 정 후보(34.7%)는 12.2%p 차이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전까지 진보성향의 지지층이 결집하다가 그 이후 야당이 너무하다며 보수성향의 표가 결집하고 있다”며 “‘반드시 투표해야겠다’는 응답률이 초반에는 30~40대 높았지만 최근에는 50대 이상이 올라가고 있는 게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의 보수층 결집 현상이 과연 경기도와 인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공동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기지사 선거에서 남경필 후보(33.6%)가 김진표 후보(29.5%)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지만 부동층이 34%로 나타났다. 인천시장 선거도 송영길 후보(37.6%)가 유정복 후보(30.8%)를 따돌렸지만 역시 부동층이 29.3%에 달했다.

즉, 부동층의 선택에 따라 선거 판세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 소장은 “전체적으로 서울의 표심에 경기도와 인천이 동조현상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특히 경기도는 김진표 후보가 보육교사 공무원화를 내세우면서 합리적인 40~50대 중도층의 표심을 잡는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어긋난 여론조사, 4년만에 재현될 가능성은?

이와 함께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결과가 크게 차이가 났던 점을 거론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를 1주일여 앞두고 ‘문화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57.3%,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34.1%를 각각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가 49.7%,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41.0%를, 경기도에서는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가 56.3%,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32.9%를 각각 기록했다.

선거를 2주일여 앞두고 실시된 ‘조선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서울은 오 후보(47.0%)가 한 후보(35.0%)를 앞섰으며, 인천에서는 안 후보(44.0%)가 송 후보(34.05)를 10%p가량 차이로 따돌렸다.

수도권에서 여당의 전승이 예상됐지만 막상 선거결과는 여론조사와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다.

서울에서는 오 후보(47.4%)가 한 후보(46.8%)를 접전 끝에 0.6%p 차이로 간신히 승리했으며, 인천은 오히려 송 후보(52.7%)가 안 후보(44.4%)를 상대로 승리해 여론조사 결과와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경기도는 김 후보(52.8%)가 승리를 했지만 유 후보(47.8%)와의 격차는 여론조사에 비해 상당히 좁혀졌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당시에는 보수정권이었고, 100% 집전화를 기반으로 한 여론조사였기 때문에 야당의 숨은 표를 잡아낼 수 없었다”며 “지금은 유·무선 RDD(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당시처럼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가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현재 6곳은 결정이 났고, 나머지 접전지역 5곳은 1주일 동안 민심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이 말하는 접전지역 5곳은 경기, 부산, 충북, 강원, 세종을 말한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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