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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지리' 조희연, 숨은 공신 따로 있어...


입력 2014.06.05 01:59 수정 2014.06.05 13:41        백지현 기자

고승덕-문용린 후보간 진실게임, 유권자들 염증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캠프 관계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시 교육감 자리를 두고 보수진영에서 ‘가정사’ 문제를 두고 서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동안 진보진영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조희연 후보는 5일 새벽 0시 45분 현재 17.7%의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득표율 38.0%를 얻어 28.9%를 얻은 문용린 후보와 고승덕 후보(26.8%), 이상면 후보(6.3%)를 따돌리고, 사실상 서울시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최근 친딸의 ‘페이스북 폭로’로 곤혹을 치른 고 후보는 결국 딸에게 발목이 잡혀 3위로 밀려났다.

이와 관련해 정치평론가들은 고-문 후보간 진보진영 진흙탕 싸움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심이 조 후보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4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조 후보가 당선된 것은 어부지리다”며 “‘가족사’를 둘러싸고 고-문 후보간 벌이는 진실게임, 고 후보와 고 후보의 딸과 벌이는 진실게임에 염증으로 느낀 유권자들이 조 후보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 교수도 “유권자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고 후보가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며 “또한, 보수진영 후보인 고-문 후보간 진흙탕 싸움으로 염증을 느낀 유권자의 표심이 진보진영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전처의 장녀의 ‘자신 아이들의 교육을 방기했다’는 폭로가 터지기 전까지 초반 독주로, 문-조 후보가 고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MBC와 SBS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기관 TNS코리아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28일 실시하고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 후보가 26.1%, 문 후보 23.5%, 조 후보 14.9%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는 ±3.5%p로 무응답층은 29.7%)

그러나 고 씨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그가 출마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의 딸로서 침묵하고 있을 수 없다. 서울 시민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으면 한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의 교육을 방기했다”며 “자신의 핏줄도 돌보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교육의 수장이 될 수 있겠느냐”며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리면서 전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고 씨의 글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SNS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진 글은 지금까지 쌓아온 고 후보의 이미지는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일부 네티즌들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 ‘친딸을 상대로 진실공방까지 벌이느냐’고 질타하는 등 전세가 한순간에 엎어졌다.

선거 막판에 딸로부터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은 고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아픈 가족사’를 공개하며 조기진화에 나섰다.

그는 포스코 회장 겸 정계거물인 박태준 회장의 둘째 사위였던 과거사를 거론하며 전처와 아이들 교육문제로 갈등으로 시작된 결별, 언론에서 보도된 딸과의 교류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박태준가(家)와 문 후보의 관계에 대해 “(고 박태준 회장의 장남) 박성빈 씨와 문 후보는 2012년 2월부터 1년간 청암재단 이사로 함께 재직했고, 둘은 2대째부터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다”며 “고승덕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또 다른 야합에 기안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며 공작정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도 고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진흙탕 싸움이 연일 신문지면에 오르자 이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심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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