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 조희연, 숨은 공신 따로 있어...
고승덕-문용린 후보간 진실게임, 유권자들 염증
서울시 교육감 자리를 두고 보수진영에서 ‘가정사’ 문제를 두고 서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동안 진보진영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조희연 후보는 5일 새벽 0시 45분 현재 17.7%의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득표율 38.0%를 얻어 28.9%를 얻은 문용린 후보와 고승덕 후보(26.8%), 이상면 후보(6.3%)를 따돌리고, 사실상 서울시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최근 친딸의 ‘페이스북 폭로’로 곤혹을 치른 고 후보는 결국 딸에게 발목이 잡혀 3위로 밀려났다.
이와 관련해 정치평론가들은 고-문 후보간 진보진영 진흙탕 싸움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심이 조 후보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4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조 후보가 당선된 것은 어부지리다”며 “‘가족사’를 둘러싸고 고-문 후보간 벌이는 진실게임, 고 후보와 고 후보의 딸과 벌이는 진실게임에 염증으로 느낀 유권자들이 조 후보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 교수도 “유권자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고 후보가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며 “또한, 보수진영 후보인 고-문 후보간 진흙탕 싸움으로 염증을 느낀 유권자의 표심이 진보진영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전처의 장녀의 ‘자신 아이들의 교육을 방기했다’는 폭로가 터지기 전까지 초반 독주로, 문-조 후보가 고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MBC와 SBS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기관 TNS코리아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28일 실시하고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 후보가 26.1%, 문 후보 23.5%, 조 후보 14.9%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는 ±3.5%p로 무응답층은 29.7%)
그러나 고 씨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그가 출마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의 딸로서 침묵하고 있을 수 없다. 서울 시민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으면 한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의 교육을 방기했다”며 “자신의 핏줄도 돌보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교육의 수장이 될 수 있겠느냐”며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리면서 전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고 씨의 글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SNS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진 글은 지금까지 쌓아온 고 후보의 이미지는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일부 네티즌들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 ‘친딸을 상대로 진실공방까지 벌이느냐’고 질타하는 등 전세가 한순간에 엎어졌다.
선거 막판에 딸로부터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은 고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아픈 가족사’를 공개하며 조기진화에 나섰다.
그는 포스코 회장 겸 정계거물인 박태준 회장의 둘째 사위였던 과거사를 거론하며 전처와 아이들 교육문제로 갈등으로 시작된 결별, 언론에서 보도된 딸과의 교류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박태준가(家)와 문 후보의 관계에 대해 “(고 박태준 회장의 장남) 박성빈 씨와 문 후보는 2012년 2월부터 1년간 청암재단 이사로 함께 재직했고, 둘은 2대째부터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다”며 “고승덕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또 다른 야합에 기안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며 공작정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도 고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진흙탕 싸움이 연일 신문지면에 오르자 이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심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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