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만 야구하나’ 타고투저 아닌 타존투비?
넥센-두산 3연전 ‘극심한 투타 불균형’ 상징적 시리즈
선발-불펜 할 것 없이 난타..필승조도 의미 없어
이 정도면 타고투저가 아니라 타존투비(打尊投卑)에 가깝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목동 3연전은 올 시즌 프로야구의 극심한 투타 불균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시리즈였다. 양 팀 모두 타자들의 막강함보다 투수들의 무능함이 더 두드러졌다. 득점은 많이 터졌지만 경기 내용은 박진감과 전혀 거리가 멀었다.
볼넷과 몸에 맞는 볼, 도망가는 피칭, 어이없는 수비실책, 처음부터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어지거나 혹은 막판에 큰 점수 차를 지키지 못하고 어이없이 역전을 당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속출했다. 그 대가로 늘어난 것은 경기 시간뿐이었다. 올해 프로야구의 진짜 문제가 단지 타고투저 때문이 아니라, 수준 이하의 타존투비에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양 팀의 3연전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투수는 2차전에 등판한 넥센 밴 헤켄(6이닝 3실점) 한 명 뿐이었다. 3연전 동안 선발승을 올린 유일한 투수였다. 같은 날 등판한 두산 니퍼트도 6이닝을 소화했지만 무려 10피안타 2홈런 7실점(7자책) 난타를 당했다.
그나마 양 팀 합쳐 나머지 4명의 선발투수는 모조리 3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3차전에 선발 등판한 두산 노경은은 불과 0.2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으로 7실점하고 1회도 채우지 못하며 강판됐다. 넥센 금민철(2이닝 4볼넷)이나 김대우(2.1이닝 3실점 2자책)는 동료 타자들이 초반부터 여유 있게 많은 점수를 뽑아줬음에도 불안한 피칭으로 승리투수의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이번 3연전에서 양 팀 선발이 소화한 이닝은 모두 합쳐도 19.1이닝에 불과하다. 벤 해켄과 니퍼트를 빼면 4명이 7.1이닝으로 평균 2이닝도 되지 않는다. 선발투수 6명이 내준 자책점만 모두 26점에 이른다.
그렇다고 불펜이 미더운 것도 아니었다. 3연전 동안 두산은 9명, 넥센은 12명의 불펜투수를 동원했다. 큰 점수 차로 이길 수 있던 상황에서도 필승조를 총동원했던 것은 양 팀 모두 마운드가 미덥지 못해 상대에게 쉽게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일 열린 3차전에서는 올 시즌 구원 1위를 질주 중인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9회에만 6실점 하는 난조 끝에 9-11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손승락은 이날 패배로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도 2.82에서 단숨에 5.01까지 치솟았다.
반면 타자들은 신바람이 났다. 3연전 동안 양 팀은 매 경기 두 자릿수 안타를 뽑아냈다. 두산이 총 41안타, 넥센은 45안타를 뽑아내며 상대 마운드를 흠씬 두들겼다. 양 팀이 뽑아낸 홈런만 20개(두산 8개, 넥센 12개)에 이른다.
두산과 넥센은 올 시즌 3·4위 팀이다. 강팀들 대결이라고 할 만한 경기에서조차 3연전 내내 기형적인 투타 불균형이 득세하는 현상은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타자들의 장난감이 돼가는 투수들의 위상이 자못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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