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vs아킨페프, 희비 엇갈린 판타지 골키퍼
축구 게임에서 유독 사랑받는 두 골키퍼
같은날 월드컵에서 극명히 엇갈린 활약
게임을 즐겨하는 축구팬이라면 모를 리 없는 두 이름이 있다. 바로 기예르모 오초아(29·멕시코)와 이고르 아킨페프(28·러시아)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초아와 아킨페프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특히 선수의 재능을 알아보는 눈이 남다른 모 축구게임에서 이들 두 선수는 값싸게 영입할 수 있는 알짜배기로 불렸다.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두 선수는 아직 월드클래스에 이르지 못했지만 자국을 대표하는 골키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오초아와 아킨페프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먼저 아킨페프는 18일(이하 한국시각),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에 출전해 러시아의 골문을 지켰다. ‘제2의 야신’이라는 높은 평가로 인해 한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킨페프였다.
그러나 아킨페프는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끝내 이근호의 슈팅을 제대로 막지 못해 통한의 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19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린 이근호의 슈팅은 아킨페프 골키퍼에 안기는 듯 했다. 하지만 아킨페프 골키퍼가 핸들링 미스를 보이는 바람에 볼은 그대로 골망을 지나 골로 연결됐다. 그의 명성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없는 실수였다.
망연자실한 아킨페프에 비해 오초아 골키퍼는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초아 골키퍼는 브라질과의 A조 두 번째 경기서 신들린 반사신경으로 네이마르를 앞세운 파상공세를 모두 막아냈다. FIFA 역시 경기 후 오초아 골키퍼를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할 정도였다.
사실 오초아 골키퍼는 이번 월드컵이 처음인 아킨페프에 비해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 큰 경기 경험을 쌓았다. A매치 경험은 아킨페프(70경기)에 비해 8경기 부족하지만 대신 클럽에서의 출전 경기 수가 어마어마하다.
19세였던 2005년부터 소속팀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오초아는 벌써 300경기 이상 소화한 경험 많은 베테랑이다. 또한 자국 리그에 머물고 있는 아킨페프에 비해 2011년 프랑스 리그1에 입성, AC 아작시오에 뛰고 있는 오초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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