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월드컵’ 홍명보호…2015 아시안컵은?
1998 프랑스 대회 이후 최악..의리사커 절망감
내년 아시안컵까지 지휘봉? 능력·자격 있을까
'의리사커'의 끝은 절망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최종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승점1·골득실-3)에 그쳐 벨기에(승점9·골득실+3), 알제리(승점4·골득실+1), 러시아(승점2·골득실-1)에 이어 꼴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로 참여했던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한국이 거둔 최악의 성적이다.
홍명보호의 실망스러운 행보는 최종전까지 계속됐다.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벨기에는 한국전에서 베스트11에 큰 변화를 줬다. 물론 교체 멤버들도 대부분 유럽 상위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한국전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전반에는 44분 벨기에 스테번 드푸르가 거친 파울로 퇴장 당하며 수적 우위까지 등에 업었다. 최소 2골차 이상으로 벨기에를 이겨야 16강 희망을 바라볼 수 있었던 한국으로서는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에도 이렇다 할 수적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벨기에에 끌려가다가 후반 33분 얀 베르통헌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그대로 침몰했다.
이제 관심은 홍명보 감독 거취에 쏠린다. 지난해 6월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2년 계약을 했다. 계약대로라면 내년 열리는 2015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중간 평가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 본선에서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1년 동안 A대표팀은 5승 4무 10패라는 참혹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역대 대표팀 사령탑 통틀어 가장 낮은 승률에 속한다. 월드컵 본선을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명분으로 인내해 왔지만 본선에서도 재앙에 가까운 성적에 그쳤다.
홍명보 감독을 향한 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종 엔트리 선발 과정에서부터 일부 선수들에 대한 특별대우로 '의리'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를 중용하겠다'는 홍명보 감독의 원칙에 부합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의리사커라’는 비판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박주영, 정성룡 등 홍명보 감독이 발탁한 2012 런던올림픽 멤버들은 대부분 이번 월드컵에서 극도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홍명보 감독의 독선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선수들의 자격논란과 대표팀의 부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홍명보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원칙을 깼다는 비판에 대해 "내가 원칙을 깬 게 맞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선수선발은 없다"고 변명하는가 하면,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중용한 박주영의 거듭된 부진과 본인의 거취문제가 불거지자 "내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국민의 팀'이 돼야할 대표팀이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상황을 초래한 홍명보 감독 뒤에 있던 대한축구협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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