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핫이슈 '보조금 고시·상한' 특급칭찬 받으려면

김영민 기자

입력 2014.06.30 14:00  수정 2014.06.30 14:07

<기자의눈>이통사·제조사 보조금 구분 고시해 투명성 높여야

보조금 상한 조정 업계 현실 감안, 단말기 출고가 인하 유도 차원에서 접근 필요

지난 24일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단말기 보조금 상한 정책방안' 토론회에서 정부, 업계, 학계, 소비자단체 관계자 등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용차 차별을 야기하는 불법 보조금을 근절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시행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세부 고시안 마련에 한창이다.

발의된 지 1년여만인 지난 5월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단통법은 그동안 불법 보조금으로 혼탁해진 이동전화 시장을 투명하게 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통시장은 수천억원의 과징금과 영업정지 등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법 보조금이 난무하는 '무법천지'나 다름없다.

정부는 이번 단통법 시행을 통해 시장 과열을 막고 누구나 똑같은 가격에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단말기 출고가의 거품까지 걷어내겠다는 의지다.

현재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핫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보조금 고시'와 '보조금 상한'이다.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을 방지하기 위해 보조금 규모를 공개하고, 기존 27만원이던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정부는 차별적 보조금 지급을 막기 위해 단통법에서 보조금 규모를 고시토록 했다. 누구나 이통사가 단말기 보조금이 얼마나 책정했는지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게 돼 이른바 '널뛰기'식 보조금 지급 행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이동전화 보조금은 이통사의 지원금과 제조사의 장려금으로 이뤄지는데 단통법 시행에 따라 보조금을 고시할 때 각각 구분해 고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통사 뿐만 아니라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도입 이후 특정 단말기와 재고 단말기 소진을 위해 장려금(보조금)을 높여가며 마케팅을 해왔다. 또 출고가를 높여 보조금을 많이 주는 것처럼 속이는 행위도 적지 않았다.

따라서 불법 보조금의 주체가 이통사에게만 국한되지 않도록 보조금에 포함되는 제조사의 장려금을 따로 구분해 고지해야 더욱 투명하게 보조금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현행 보조금 가이드라인은 이통사의 보조금과 제조사의 장려금을 구분하지 않아 시장 과열시 이통사만 제재하는 불합리한 규제"라며 "제조사가 투입하는 불법 보조금을 규제할 수 없어 현재와 같은 시장 혼탁이 지속되고 제조사로 하여금 출고가 인하를 유인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결국 단통법 보조금 고시에서 보조금 지급 주체인 이통사와 제조사를 구분해 책임성을 강화하고 전체 보조금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제조사들은 보조금 규모가 공개될 경우 마케팅 비용을 오픈하는 것이어서 글로벌 시장에서 협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가 지급하는 장려금에는 실제 보조금 뿐만 아니라 유통망의 마진, 판촉비용 등이 포함돼 있으며, 공시 대상은 이 장려금의 일부인 보조금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글로벌 협상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행 27만원인 보조금 상한 조정도 시장 현실을 감안해 합리적인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보조금 상한 조정을 놓고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인다. 이통사들은 보조금 상한을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조사들은 35만원대로 인상, 현행유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단통법은 시기·요금제별 지원금의 과도한 차별을 없애고 합리적인 보조금 지급체계를 만드는 것이 주요 취지인 만큼 적정 수준의 보조금이 다수 이용자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보조금 상한 체계를 마련해 이용자 차별을 해소하고 서비스 경쟁의 선순환을 촉진해야 한다.

현행 법정 최대 보조금 지급은 고가 요금제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저가 요금제에도 합리적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보조금 상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한 때 관련 업계에서는 비싼 스마트폰 출고가에 맞춰 보조금 상한을 크게 올리자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는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소폭 하향 하자는 의견이 많다. 일반폰보다 비싸진 스마트폰 출고가로 인해 제조사의 장려금은 늘어났지만 이통사의 보조금 지급 여력은 네트워크 투자 등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보조금 상한을 높이기 보다는 단말기 출고가의 거품을 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이통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을 결정하는 이동전화 요금제에 따라 보조금 상한을 차등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통사의 수익 및 보조금의 재원은 단말기 판매가 아닌 요금제에서 창출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요금수준에 따라 보조금 차등 지급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단말기 출고가를 기준으로 보조금 상한을 설정하기 보다는 이통사의 수익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금제의 선택에 따라 보조금 상한을 설정하는 것이 진정으로 이용자의 차별을 막을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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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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