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후보 전락’ 브라질…대패 예견한 3가지 징조
심판 판정, 조별리그 일정 유리하게 전개
브라질 공격 50% 역할 담당한 네이마르 부재
축구왕국 브라질이 또 다시 굴욕적 패배를 당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려던 삼바 축구의 리듬은 오렌지의 달콤함에 취한 듯 무너져 내렸다.
브라질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리아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네덜란드와의 3~4위전서 0-3 대패했다. 지난 독일과의 4강전 참사(1-7패)가 아니었다면 대서특필될 만한 뉴스였다. 그만큼 브라질에게 0-3이라는 스코어는 낯설기만 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브라질은 독일전에 이어 공격수들이 너무도 무기력했고, 수비 조직력은 그야말로 막장이었다. 당초 개최국의 이점까지 등에 업어 우승후보 0순위로 불린 브라질이지만 급격한 몰락에 축구팬들은 ‘웃음 후보’라는 조소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의 2경기 연속 참패 이전에 몇 가지 징조들이 있었다.
운 좋았던 조별 리그 일정
개막식부터 시끄러웠던 브라질이다.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일본인 심판의 덕(?)을 톡톡히 본 브라질은 페널티킥 판정으로 승기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6분에 일어난 일이라 경기 후 편파판정 논란까지 일기도 했다.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는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막혀 무득점으로 침묵했고, 최종전 상대 카메룬은 내분이 일어난, 막장 중의 막장팀이었다. 게다가 A조의 브라질은 최종전 경기 시각이 B조 최종전부터 늦게 펼쳐져 16강 상대를 고르기까지 했다.
인생 경기였던 8강전, 들뜬 삼바축구
브라질 선수들은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수비진은 물샐 틈 없었고 공격도 깔끔하게 이뤄졌다. 게다가 상대는 이번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킨 팀 중 하나였던 콜롬비아였다. 경기 내내 선수들의 얼굴에는 들뜬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골을 넣은 티아구 실바와 다비드 루이스가 특히 그랬다. 실바는 코너킥 상황에서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넣었고, 루이스는 멋진 프리킥으로 자신의 인생골을 넣었다. 하지만 실바는 후반 19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반칙으로 경고를 받아 준결승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루이스 역시 4강전과 3~4위전에서 수비수라는 자신의 역할을 망각한 채 미드필드에서 날뛰었다.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네이마르
브라질의 최대 악재는 역시나 8강전에서 부상당한 네이마르의 부재다. 네이마르 영향력은 8강전까지 브라질 공격의 정확히 50%를 차지했다. 브라질이 기록한 10골 중 5골(4골 1도움)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런 네이마르가 빠지자 브라질의 공격력은 너무도 허약했다. 프레드와 헐크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고, 네이마르의 대체자로 경기에 나선 베르나르드는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브라질 국민들의 원성이 콜롬비아 수비수 수니가에게 향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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