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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지 못한 메시, 골든볼 잡고도 그렁그렁


입력 2014.07.14 08:31 수정 2014.07.14 08: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월드컵 최고의 선수 영예 '골든볼' 수상에도 웃지 않아

열망했던, 유일하게 갖지 못한 월드컵 우승컵 아쉬움 커

[독일 우승]아르헨티나 메시가 골든볼 수상에도 환하게 웃지 못했다. ⓒ FIFA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는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손에 잡고도 어깨는 처졌고 환한 미소는커녕 그렁그렁했다.

메시가 이끈 아르헨티나는 14일 오전 4시(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이스타지우 두 마라카낭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8분 괴체에게 선제 결승골을 얻어맞고 독일에 0-1 석패, 세계 최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미끄러졌다.

메시는 브라질월드컵 7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드리블 돌파를 무려 46회나 성공하는 등 그간 월드컵에서 기대에 못 미쳤던 것과 달리 맹활약했다. 특히,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4경기 연속 ‘MOM’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8강보다 4강, 4강 보다 결승에서 체력 고갈 탓인지 날카로운 움직임이 이전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FIFA는 결승전이 끝난 후 기자단 투표를 통해 골든볼 수상자로 메시를 선정했다. 그러나 간절하게 바랐던 월드컵 우승 실패 탓인지 메시는 골든볼을 쥐고도 미소조차 없었다. 오히려 고개를 숙이고 시상대에 있는 시간을 고문처럼 여겼다. 바로 옆에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고 골든글로브를 꼭 쥐고 기쁨을 만끽하는 독일 GK 노이어와 대조적인 장면이다.

메시도 수차례 밝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컵 우승이었다. 메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에서 수차례 우승하고 FIFA 발롱도르를 4회 수상한 명실상부한 현존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다. 하지만 단 하나, 월드컵 우승컵이 없다.

메시는 지난 9일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득점왕 보다 월드컵 우승컵을 원한다”면서 “팀에 모든 것을 쏟고 있다. 내 골이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우승컵을 절실히 원했다.

메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이 셔츠를 입고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경기를 한다"며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우리 팀의 노력과 희생으로 나의 꿈과 희망이 채워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다”면서도 “꿈이 아직 이뤄진 것은 아니다. 결승에서 이기고 싶고, 또 준비도 됐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메시는 생애 첫 월드컵 우승 기회를 날렸다. 브라질이 세 번째 월드컵 도전이었다. 메시는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마라도나의 벽은 넘지 못했다. 마라도나는 1986 멕시코월드컵 7경기 5골 5도움 활약으로 아르헨티나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후 28년 동안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 최정상에 있는 축구 천재에게 거는 기대는 그만큼 컸다.

하지만 메시는 클럽에서만큼 자신을 지원할 수 있는 동료들이 없기도 했지만 과중한 부담에 눌려 월드컵에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두 번의 월드컵에서 8경기에 출전, 단 1골에 그쳤다. 2010 남아공월드컵 독일과의 8강 0-4 대패할 때는 아르헨티나 팬들로부터 익숙하지 않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나마 브라질에서 개인의 명예는 확실하게 세웠다. 하지만 그토록 열망했던, 우승컵은 끝내 품지 못했다.

모든 것을 가졌고 뽐냈던 완성형 선수 메시의 꿈은 그래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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