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먹튀 오명 감수? 냉정한 손익계산 필요하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07.15 15:54  수정 2014.07.15 20:00

시즌 초반 고공행진 불구 타율 0.242 추락

발목 부상에도 무리한 출장..희생정신 오히려 독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인 메이저리거 류현진(27·LA다저스)과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류현진이 전반기에만 10승 고지를 달성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함께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입지를 굳힌 반면, 추신수는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데뷔한 이래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7년간 1억 3000만 달러의 거액에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팀 내 최고의 타자에서 명성을 누렸지만, 갑작스레 슬럼프에 빠지며 먹튀로 추락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전반기를 보냈다.

추신수는 전반기 90경기 나서 322타수 78안타 타율 0.242, 9홈런 33타점 47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0.362, OPS 0.738다.

시즌 초반만 해도 추신수의 활약을 훌륭했다. 한때 타율이 0.370, 출루율이 5할에 이를 때도 있었다. 5월까지만 해도 타율 0.289, 6홈런 18타점 출루율 0.412로 나쁘지 않았다. FA의 성공사례로 분류됐고 올스타전 출전과 MVP 페이스라는 다소 섣부른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6월 들어 추신수는 타율 0.179와 1홈런 11타점 OPS 0.520에 머물며 수직 추락했다. 역시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추신수는 발목 부상에 시달리며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경기에는 꾸준히 나섰지만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고 수비와 주루 등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텍사스 구단과 추신수 본인의 냉정하지 못한 판단도 아쉬웠다. 부상이 있다면 굳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해 억지로 경기에 나서기보다 몇 경기를 포기하더라도 100% 컨디션이 회복한 상태에서 돌아오는 게 팀이나 자신을 위해 옳은 길이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은 데다 팀 분위기가 흔들리던 텍사스는 팀 내 최고의 타자이던 추신수에게 휴식을 줄 여유가 없었다. 추신수 역시 대형 FA로서 몸값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린 데다 팀 성적을 의식해 무리하게 나서다보니 결국 몸 상태 회복은 더뎌졌고 경기력도 떨어졌다.

추신수는 결국 7월 13경기에서도 타율 0.191, 출루율 0.328에 그치며 아쉽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추신수는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잡은 2008년 전반기 타율 0.243을 기록하며 출발했다. 이후 2009년 타율 0.292, 2010년에는 0.282를 기록했다.

2011년 0.244로 다소 부진했으나 2012년 0.299와 2013년 0.287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아무리 부진하던 시즌에도 슬럼프가 두 달 이상 간 적은 없었다. FA 첫해이기에 더욱 실망스러운 활약일 수밖에 없다.

추신수는 더 이상 영건이 아니다. 만으로도 30대가 훌쩍 넘은 추신수는 이제 체력적으로나 부상 경력으로나 관리가 필요한 선수다. 다수의 미국 현지 언론에서 추신수와의 장기 계약을 우려한 것도 추신수의 전성기가 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책임감도 좋지만 한국에서처럼 굳이 부상을 참고 뛰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공헌도는 추신수 같은 대형 FA에게는 위안이 되지 않는다. 의욕만 가지고 덤벼들기보다 냉정한 손익계산을 가지고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해야 할 시점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