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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세대갈등은 인위적인 세대 정체성에서 비롯돼"


입력 2014.07.18 16:05 수정 2015.09.15 15:15        김수정 기자

세대별 투표 양극화 이유는?…"세대간 접하는 매체차이로 세대공감 안 이뤄져"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는 18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신관 2층 제3세미나실에서 '세대별 투표 양극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대공감 릴레이 토론회'를 열고 현재 세대별 투표성향의 차이가 나는 원인을 진단하고, 향후 극복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데일리안 김수정 기자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부터 지난 6월 4일 지방선거 결과까지 최근 몇 년 새 정치에 대한 세대 간 투표 성향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것이 자칫 세대 갈등으로도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 한광옥)는 18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신관 2층 제3세미나실에서 ‘세대별 투표 양극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대공감 릴레이 토론회’를 열고 현재 세대별 투표성향의 차이가 나는 원인을 진단하고, 향후 극복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김재한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가 주제 발제자로 나섰으며 허진재 한국 갤럽 이사, 박성희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성호 정치평론가, 유달진(한국청년유권자연맹 인천지부)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김재한 교수는 ‘세대별 투표 양극화 어떻게 볼 것인가?’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선거에서의 연령대별 양극화는 양자구도와도 관련 있다”면서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의 선거에서 출신지역과 연령은 후보선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어왔으며 다자구도에서는 연령보다 지역이 눈에 더 띄어 연령이 덜 강조되었을 뿐 2010년 이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다자간 대결구도였던 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연령대 간 최대 득표율 차이는 21.2% 포인트였던 반면, 양자구도였던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이회창 후보의 연령대 간 최대 득표율 차이는 34.9%였다”며 “따라서 2010년 이후의 선거에서의 연령대별 양극화는 양자구도와도 관련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령대별 투표 양극화의 배경에는 SNS를 거론하며 “SNS 등의 정보 격차로 인해 쌍방 모두의 피해의식이 증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NS 활성화로 노년 세대 내 소통량과 세대 간 소통량은 별로 증대되지 않은 반면, 젊은 세대 내의 소통량은 크게 증대되고, 소통 단위가 대집단화되면서 다른 세대를 의식한 선동과 마녀사냥 식 소통도 증대되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또 “세대 간 양극화 이상으로 세대 내 양극화의 부작용이 크다”며 “세대 내에서 다수와 다른 정치적 선택을 행하는 사람은 적지 않다. 특정 연령대의 100%가 특정 정파에게 투표하는 것이 아니고, 투표자의 3분의 1에 가까운 비율은 해당 연령대 다수의 선택과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 기권자까지 포함하면 특정 후보에게 투표한 특정 연령대의 비율은 절반을 넘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SNS 내에서 같은 연령대끼리도 그 다수의 생각과 다르면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세대 간 차이를 직접 바꾸려는 것보다, 세대 내 획일적 사고를 다양하게 만드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세대 내의 다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목소리가 자유롭게 나오도록 해야 한다. 정치적 세대갈등에서 해소 대상은 투표선택의 양극화가 아니라, 특정 세대 중심의 정책과 인위적인 세대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허진재 이사도 세대 별 선호하는 매체의 차이에 따라 세대 간 정치적 성향의 차이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허 이사는 “각 세대가 주로 접하는 매체 차이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며 “고연령일수록 TV(특히 종편) 접촉이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느 순간 TV 뉴스의 주 시청 층은 50대 이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에 반면해 20~30대는 SNS의 주 이용자로서 특히 대통령 지지도가 가장 낮은 20대 여성은 SNS 이용이 가장 활발한 계층으로 알려졌다”면서 “종편과 SNS에서 주로 유통되는 정보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박성희 교수는 이날 세대 간 논의의 정교화를 위해 “투표행위와 투표성향의 구분, 가치관과 정당 연결의 구분, 미디어 활용에 주목해야 하며 선진국 도약을 위한 성공 가치관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달진 씨는 “세대별 투표율보다는 인구구조의 변화이 집중해야 한다”면서 “질 좋은 일자리 창출, 연금 등 복지제도의 합리적 개편, 정당·국회의 선진화, 정부의 신뢰 등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은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부의 세습화, 가난의 대물림이 심화되면서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옛말이 되었고 젊은 세대의 상실감이 커가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며 “이제 우리 사회도 세대 간의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다양성 존중과 배려를 통하여 세대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갈등은 역사 발전의 원동력과 에너지”이라며 “계층, 이념, 지역 갈등에 비해 세대 갈등은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한 세대 간의 건강한 긴장감으로 바라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시대정신은 세대 문제에 대하여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한국 사회의 세대 소통을 위한 논의를 통해 세대 간 공존, 협력, 소통하는 통합문화 조성하고자 총 4회에 걸쳐 세대공감 릴레이 토론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첫 토론회에 이어 내달 13일에는 ‘청년·노인 세대의 경제갈등 양상과 생산적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2번째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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