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시장에서 철저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했던 아스날이 달라졌다. ‘돈의 맛’을 본 거너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아스날은 11일(한국시각) 오전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4 잉글리시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3-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아스날은 10년 만에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8년 연속 무관에 그쳤던 아스날이다. 하지만 FA컵 우승에 이어 불과 3개월 뒤 이번에는 커뮤니티 실드까지 들어올렸다. 물론 메이저 타이틀은 아니지만 그들은 우승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아스날의 가장 큰 변화는 이적시장에서의 돈 씀씀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지금까지 큰돈을 들여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는데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설로 인한 구단 부채를 신경 쓴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제학 박사답게 손해 보지 않으려는 그의 철학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스날은 EPL 출범 이전인 1996-97시즌부터 18시즌 연속 4위 이내에 진입하고 있다. 비록 2003-04시즌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지만 매년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낼 정도로 준수한 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벵거 감독의 지갑은 더욱 꽁꽁 닫혀있었다.
유망주를 골라내는 벵거 감독의 남다른 눈 역시 아스날이 지출을 줄이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벵거 감독은 1996년 팀을 맡은 뒤 니콜라스 아넬카, 티에리 앙리,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미르 나스리 등 젊고 값싼 선수들을 데려왔고, 이들은 기대대로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다. 그리고는 이들을 비싼 값에 빅클럽에 팔고 다시 유망주를 영입하는 구조가 반복됐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맨시티의 등장으로 기존 빅4는 완전히 해체됐고, 옆동네 라이벌인 토트넘도 꾸준한 선수 영입으로 만만치 않은 팀으로 거듭났다. 이제는 기존 전력을 유지하며 약점을 보강해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공식이 새로 등장했다.
결국 벵거 감독도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스타 영입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아스날은 지난해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5,000만 유로(약 720억 원)를 들여 메수트 외질을 영입했다. 효과는 FA컵 우승으로 당장 나타났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알렉시스 산체스를 비롯해 칼럼 챔버스, 마티유 드뷔시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대거 영입한 아스날이다. 반면, 선수 방출은 토마스 베르마엘렌 정도로 타격을 최소화했다.
아스날 지난 5년간 이적시장 현황. ⓒ 데일리안 스포츠
아스날은 2년 전까지 이적시장에서 적자보다는 흑자 구조가 뚜렷한 팀이었다. 2011-12시즌에는 이전 시즌보다 600억원 가까이 많은 돈을 선수 영입에 썼지만 파브레가스, 나스리 등을 판 돈으로 마련한 자금이었다. 이듬해에도 산티 카소를라, 루카스 포돌스키 등을 영입했지만 적자폭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수입과 지출의 금액 차가 무려 500억원이 넘었고, 구단 역사상 최고액(7703만 유로, 약 1064억원)을 쓴 올 시즌에는 75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나눠 갖고 있는 맨유, 맨시티, 첼시는 돈의 씀씀이가 큰 대표적인 구단들이다. 그리고 아스날 역시 이 대열에 합류했다. 강팀들이 유독 즐비한 올 시즌 EPL 판도에서 아스날이 최후의 승자로 거듭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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