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완구시장, 상승세 유지 해답은 'OSMU'

조소영 기자

입력 2014.08.17 10:00  수정 2014.08.17 10:03

동대문문구완구시장·토이저러스 등 완구시장 '북적'

영실업 '또봇'·손오공 '카봇' 등 국내 완구 '중심'

장수 완구업체들, 한 콘텐츠 통해 다양한 사업 꾀해

완구시장이 '국내산 완구'를 등에 업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문구완구시장에 위치한 승진완구 2층에서 1층을 찍은 모습. ⓒ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롯데마트의 토이저러스 잠실점 입구에서는 실물크기의 스파이더맨 모형이 고객들을 맞는다. ⓒ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문구완구시장. 시장 초입에 위치한 500평 규모의 '승진완구'는 곧 비가 쏟아질듯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없이 붐볐다. 부모나 조부모의 손을 잡고 이곳저곳을 쏘다니는 초등학교 입학 전후의 아이들부터 홀로 유심히 물건을 살피는 '키덜트(아이(Kid)와 어른(Adlut)의 합성어)', 연인, 친구, 외국인까지 손님은 많고 다양했다. 송동호 대표는 "하루 평균 2000여명의 손님이 온다"며 "평일에는 중국인들이 약 20%"라고 말했다. 이 상점의 연매출은 200억 정도다.

완구시장이 상승세다. 어린이날처럼 특정한 날이 아니더라도 완구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정한 시장(재래시장)만이 유독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이날 동대문문구완구시장으로부터 지하철로 약 30분 떨어진 롯데마트의 토이저러스 잠실점 또한 승진완구와 마찬가지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완구를 구경하고 구매하고 있었다. 토이저러스 앞에 들어선 키즈카페에는 아이들이 가득했다.

고공성장을 달리고 있는 완구시장의 중심에는 '국내 완구'가 있다. 또봇, 카봇, 뽀로로, 라바, 코코몽까지 최근 우리 눈에 눈도장을 찍은 완구는 모두 '국내산'이다. 다만 초반 기세 만큼 뒷심이 발휘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캐릭터를 발굴하고 이를 완구,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음반, 출판 등으로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가 이뤄지고는 있으나 장기전에 돌입하면 '외국산'에 맥을 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완구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고 있는 완구는 단연 '또봇'이다. 영실업이 2009년 출시한 또봇은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한다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이 소재는 아이들의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출시 이후 재래시장 매대에 전진배치되는 것은 물론 대형마트 완구 매출을 도맡고 있다.

토이저러스 홈페이지의 8월 남아완구 베스트10만 살펴봐도 또봇은 6위(헬로카봇 산타페R)와 8위(헬로카봇 그랜저B)를 제외하고 모든 순위를 점령했다. 근래 주요 완구업체의 재무제표 분석 결과, 영실업은 '또봇 열풍'으로 업계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손오공은 영실업과 비슷한 소재의 '카봇'으로 영실업을 뒤쫓고 있다. 이외에도 오콘과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의 뽀로로 등이 국내 완구 열풍의 주역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살아있는 캐릭터'이다. 이 일에는 OSMU가 역할을 한다. 하나의 콘텐츠는 OSMU 작업에 의해 차별화된 상품이 된다. 일례로 또봇이라는 단순한 하나의 변신로봇 캐릭터는 2010년 재능TV를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방영, 스토리가 입혀지면서 캐릭터에 힘을 얻었다. 이후 완구를 비롯해 의류, 위생용품, 식기류, 출판물 등으로 만들어졌고 고객은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 앞서 뽀로로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완구는 물론 비데, 칫솔, 감기약, 가방 등 2만여개가 넘는 상품들에 진출했다.

이렇게 치솟는 인기 덕에 뽀로로는 2003년 업계 1위인 레고의 인기를 제쳤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오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그간 OSMU로 공고히 제 자리를 쌓아올린 외국산에 다시 자리를 내줬다.

해외의 장수 완구기업들은 오래도록 OSMU를 잘 활용해왔다. 일례로 일본의 대형 종합캐릭터업체인 반다이사의 대표 캐릭터인 파워레인저는 완구와 실사 영화를 동시에 출격시켜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트랜스포머는 일본의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미국의 완구업체 해즈브로로 넘어가 트랜스포머로 재탄생했고, 해즈브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인 마블과 이를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으로 제작했다.

이 같은 OSMU 작업의 특징은 캐릭터의 생명력을 길게 하고 그 결과, 완구시장의 '큰 손'인 키덜트를 양산한다는 것이다. 키덜트는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이를 뛰어넘는 스토리로 진화한 캐릭터 완구에 대해 고가라도 제품을 구입하곤 한다. 최근 MBC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중인 배우 심형탁이 대표적 키덜트다. 심형탁은 프로그램에서 "도라에몽 캐릭터 구매를 위해 차 한 대 값을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4년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소의 '애니메이션의 비즈니스 사례와 성공전략'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OSMU의 전개방식은 크게 점진적 전개와 종합적 전개, 두개로 나뉜다. 전자는 콘텐츠의 흥행에 집중한 뒤 성공했을 때 2차, 3차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고 후자는 콘텐츠 기획단계부터 단기간 내 모든 OSMU 사업을 실행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후자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잦다.

또봇으로 성공을 거둔 영실업의 경우에도 종합적 전개에 가깝다. 영실업은 기아자동차와의 협력을 통해 완구를 만든 직후 애니메이션 제작사까지 섭외해 병행 마케팅을 펼쳤다. 영실업의 해외 시장 진출 또한 종합적 전개로 이뤄진다. 9월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등 3개국 진출에는 완구와 애니메이션이 동시 수출된다. 영실업은 향후 북미, 유럽 등으로 수출 활로를 넓혀 매출의 20% 이상을 해외 매출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한편 완구시장 성장을 위해 동대문문구완구시장과 같이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특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 완구 유통 연합회 회장 등을 맡고 있는 송 대표는 "동대문문구완구시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시장"이라며 "주차난과 공공화장실 등 편의시설 문제를 해결하고 완구박물관 등을 세워 발전시킨다면 아이들의 창의력 신장과 완구시장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