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서거 5주기 조화, 왜 빨간 리본이냐고 묻자...
북 관계자 "김정은 원수님께서 보내주셨다" 답변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기념해 전달하는 조화를 17일 오후 방북한 남한 측에 전달하면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를 내세웠다.
김양건(72)은 오랫동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실세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김 통전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07년 3월 통일전선부장에 올라 그해 10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유명하다. 200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남북 정상회담에 관해 비밀 접촉을 하기도 했다.
정부가 지난 11일 추석 계기 이산가족상봉 등에 대한 논의를 위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무반응인 북한이 이번에 고위급 간부인 김 통전부장을 개성공단에 보낸 것에 대해 일종의 박근혜정부에 대한 압박 행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개성공단에서 열린 조화 전달식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이날 오후4시30분 남북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방북했다.
박 의원 등을 오후 5시쯤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 도착했으며, 추도 조화를 전달하기 위한 북측 관계자로 김양건 아태위원장(통일전선부장)과 맹경일 아태부위원장이 나왔다.
김양건 통전부장은 방북단에 조화와 함께 조전문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화에 달린 빨간 리본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화환은 국화, 백합, 글라디올러스 등으로 장식돼 있었다. 빨간색 리본을 사용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북측 실무자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보내주셨다”고 답했다.
김양건 통전부장은 또 방북단에게 “추모행사 준비를 위해 바쁜 시간에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고 인사말을 건넸으며, 박 의원은 “이희호 여사께서도 감사히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남측의 방북단은 북측에 대한 선물로 노벨평화상기념관 개관 기념 이희호 휘호가 들어간 장식용 접시를 선물했다. 접시에는 김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씌여 있다.
방북단은 북한 측 인사들과 5시10분쯤 환담을 시작해 6시를 훌쩍 넘겨 1시간5분여간 환담을 나눈 이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귀환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18일부터 실시되는 한미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맹비난하면서 선제타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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