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와 로만, 달라진 첼시 이적시장 행보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9.09 06:49  수정 2014.09.09 09:48

무리뉴 감독 전권 쥐며 선수영입 효율 극대화

불안요소는 '지름신' 강림할 수 있는 로만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무리뉴 2기 체제에서는 선수 영입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 ⓒ 게티이미지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이번 여름이적시장의 승자로 평가 받으며 리그 우승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첼시가 디에고 코스타, 세스크 파브레가스, 필리페 루이스, 로익 레미 등을 영입하며 쏟아 부은 액수는 9390만 파운드(약 1578억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억 7032만 파운드), 리버풀(1억 3326만 파운드)에 이은 EPL 3위 규모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첼시는 경쟁팀들에 비해 훨씬 돈을 효과적으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유는 역시나 쓴 만큼 돈을 잘 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첼시는 굵직한 영입과 동시에 기존 선수들을 매우 비싼 가격으로 매겨 타팀으로 이적시켰다. 다비드 루이스는 역대 수비수 최고액(4356만 파운드)을 기록하며 PSG로 건너갔고, 로멜로 루카쿠도 에버턴 구단 역대 최고액(3112만 파운드)을 경신했다. 여기에 ‘계륵’ 페르난도 토레스를 AC 밀란으로 임대이적시키며 주급지출까지 덤으로 아꼈다.

반면, 맨유는 상황이 다급하다보니 협상과정에서 철저한 ‘을’로 전락했다. 토레스를 제치고 EPL 역사상 가장 비싼 몸값의 사나이가 된 앙헬 디 마리아(이적료 6596만 파운드)는 이적 시장 거품의 단면을 보여준 사례가 될 전망이며, 쓸모 있는 베테랑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와 리오 퍼디난드는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바람에 이적료를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무엇보다 첼시가 이적 자금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조제 무리뉴 감독의 관계가 궤를 함께 한다.

지난 시즌 5년 만에 런던으로 복귀한 무리뉴 감독은 첼시와 계약을 맺을 당시 팀의 전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흔쾌히 응하며 스페셜 원의 귀환이 성사될 수 있었다.

무리뉴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자신의 구미에 맞는 선수들 영입에 착수했다. 수비력을 갖췄으면서 활동량이 뛰어난, 그러면서 팀 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속속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윌리안과 안드레 쉬얼레, 모하메드 살라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반대로 공격에는 능하지만 수비력이 뒤떨어지는 ‘반쪽짜리’ 선수들이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후안 마타와 빅터 모제스, 그리고 로멜로 루카쿠가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다.

또한 고령으로 인해 수비 능력이 뒤처진 프랭크 램파드와 애쉴리 콜을 자유계약으로 떠나보냈다. 이들은 기량과 상관없이 첼시 팀 내에서 비중이 상당한 선수들이다. 결국 무리뉴 감독은 우승을 위해 애제자들을 눈물로 보내야 했다.

선수 영입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 보드진들의 역할도 두드러진다. 특히 2004년부터 첼시에서 일해 온 론 골레이 사장은 2009년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승진한 뒤 구단의 재정 상황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 인물로 통한다. 그는 무리뉴 감독과의 격 없는 대화를 통해 선수 영입과 방출 과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이끌어 주고 있으며 첼시 유소년 축구의 질과 양을 두텁게 늘려나가고 있다.

불안요소도 분명하다. 바로 축구에 대한 열의가 남다른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간섭이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과거 안드리 셰브첸코와 페르난도 토레스 영입에 직접적으로 나서 당시 역대 최고액을 쏟아 부은 장본인이다.

두 선수 모두 결과는 대실패였고, 재정적인 타격 외에 팀 분위기까지 흐려지는 이중고에 시달렸던 첼시다. 일단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무리뉴 감독이 오면서 선수 영입 과정에 일절 손을 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자신의 구미에 맞는 선수가 등장한다면 그의 눈은 다시 번뜩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래도 첼시팬들은 우려보다 기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인수한지 정확히 10년이 됐고, 같은 기간 첼시는 무수한 성과를 이뤄왔다. 모두 구단주의 열정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었다. 모든 우승컵을 들어 올려본 첼시는 이제 명문구단이 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다시 손을 맞잡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무리뉴 감독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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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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