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코드 은비 사망, 김성준 SBS 앵커 "고통스럽고 마음 아파"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멤버 은비(22·본명 고은비)가 교통사고로 3일 새벽 숨진 가운데 고인과 사돈지간인 김성준 SBS 앵커가 은비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애도를 표했다.
김성준 앵커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른 새벽에 눈을 떠서 습관대로 스마트폰 뉴스앱을 열어봤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며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의 교통사고와 고은비 양 사망 소식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몇몇 지인들에게서 애도 문자 메시지가 왔고 또 연예뉴스 기자들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는 받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앵커는 "레이디스 코드 데뷔 당시 저와 은비 양의 사돈 관계 기사가 난 적이 있어서 기억하는 분들이 꽤 있다. 사실 저는 당시 기사 내용과는 달리 은비 양과 잘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다. 말 그대로 '사돈댁 어린 학생' 정도가 전부였다. 유일한 인연이라면 은비양이 '커서 방송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여중생이었을 때였다"고 은비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김 앵커는 또 "은비 양의 이모인 저의 제수씨를 통해 소개받아서 방송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려주고 격려의 말을 전해줬던 기억이 난다. 아마 '방송 일은 절대 지루하지 않은 직업이다' '상상력이 중요하다' '꿈을 키워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이런 정도의 조언 아니었겠나 싶다"고 전했다.
그는 "레이디스 코드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이 친구 잘하고 있나?' 지켜보곤 했고, 간혹 응원하는 SNS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꿈을 가진 아이가 그 꿈을 성취해 가는 모습이 대견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레이디스 코드의 은비라는 친구가 나랑 아는 사이야'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제가 은비 덕을 보기 시작하는 기분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김 앵커는 "은비의 별명이 '은비타민'이라는 얘기가 눈에 들어왔고, '무공해 미소' 또는 '팬바보'라는 표현들도 보였다. '그동안 열심히, 착하게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오늘 8시 뉴스에서도 이 사고 소식을 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앵커는 "소소한 인연이었지만 제가 미래를 엿보여주고 용기를 선물하려고 했던 한 어린아이다. 그 아이가 한창 꿈을 펼치기 시작하려던 순간에, 미래를 향한 달리기의 출발점 근처에서 엉뚱한 사고로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됐다는 사실이 고통스럽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김 앵커는 "데뷔 시절 기사가 나갔을 때 은비양이 자필 사인이 담긴 첫 앨범 CD를 보내왔다. 거기 이렇게 적혀 있었다. '격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꼭 앵커님이 저희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미 자랑스럽지만, 하늘나라에 가서도 그 최선을 멈추지 않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0분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레이디스 코드가 탄 승합차가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은비가 숨지고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다른 멤버와 관계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 중 권리세와 이소정이 중상을 입어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비는 사고가 발생한 뒤 사고 지점 인근에 있는 경기도 수원 성빈센트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승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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