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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점령한 외국인들, 재미 쏠쏠 편견도 산적


입력 2014.09.12 08:31 수정 2014.09.12 08:38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아직도 외국은 자유롭고 남자들은 몸짱 캐릭터 소비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동영상 화면 캡처.

예능 포맷에서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캐릭터의 설정이다. 이러한 캐릭터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나 관찰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더욱 중요해졌다. 캐릭터의 배치를 통해 그 안에 들어갈 소재와 내용이 달라지고 다른 연관 캐릭터가 등장하여 전혀 생각하지 못한 웃음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해외 출신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캐릭터들은 다양한 양상으로 예능에 설정되고 있고, 이 캐릭터에 따라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다만 캐릭터 설정을 통한 웃음의 코드나 포인트가 자칫 편견을 줄 수 있어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해외출신 캐릭터는 국적이나 민족을 구분하지 않고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 나거나 많이 생활한 사람을 말한다. 같은 민족, 예컨대 한국출신이라 해도 오랫동안 다른 나라에 살았기 때문이나 언어나 문화, 가치관이 다를 수 있다. 다문화 관점에서는 이를 배제한 측면이 있다.

요컨대, 이전에는 인종이나 민족, 국적을 중심으로 구분하는 접근법이 중심이었다면 해외출신캐릭터는 인종이나 민족, 국적을 넘어서서 오랫동안 산 지역의 영향을 받은 캐릭터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여 웃음을 주고 있다.

캐릭터 유형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우선 가족형이다. 부부와 엄마 아빠 캐릭터가 등장하는 '오, 마이 베이비'를 들 수 있다. 리키 김-류승주 부부와 김정민-루미코 부부가 이에 속한다. 리키 김은 미국 켄사주 출신의 남편이자 아빠이다. 루미코는 교포 3세출신의 엄마이자 아내 캐릭터이다. 리키 김은 미국인이며 한국말을 잘 할뿐만 아니라 미국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사위 캐릭터는 '자기야 백년손님'에서 등장했다. 사위 캐릭터 마크는 미국인으로 결혼 3년차로 한국여성과 결혼 혼전 임신으로 아이를 둔 아빠였다. 한국에서 피트니스 강사로 일하고 있는 흑인 캐릭터로 한국말이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한국식대로 처가살이 흑인 외국인 캐릭터이기도 했다.

연예인이자 교포 캐릭터는 '룸메이트', '매직 아이'에서 볼 수 있었으며, '정글의 법칙', '도시의 법칙'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교포 출신 연예인들이 많아진 현상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캐릭터로는 '룸메이트'의 박봄, '매직아이'의 헨리, '정글의 법칙'의 제임스, '도시의 법칙'의 존박과 에일리가 대표적이었다.

2NE1의 박봄은 명량하고 쾌활하면서도 뜻밖의 모습으로 분위기를 이끌었고, 슈퍼주니어의 헨리는 핸섬하고 소년 같은 마스트와 언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제임스는 리키에 이어 프로그램에 맞게 행동 지향적인 캐릭터로 등장했다. 오히려 미국인 리키보다 말수가 적고, 대화 내용도 제한되었다. 존박과 에일리는 미국 현지에서 오래 산 경험을 지니고 있어서 참여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력자 캐릭터 역할을 했다.

이런 해외출신 캐릭터들의 특징을 보면 우선 갈수록 다양화 되는 역할이다. '매직아이'의 헨리처럼 잠깐 손님으로 예능에 등장하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정글의 법칙'과 '오, 마이 베이비'의 리키와 제임스처럼 장기 고정 출연자로 나온다. 이는 '룸메이트'의 박봄도 마찬가지였다. '오 마이 베이비'에는 아내 엄마 루미코, '자기야'의 사위 마크가 등장했는데 이는 일반인 출신의 참여 강화를 의미했다. '도시의 법칙'처럼 잠깐 카메오로 등장하거나 시즌제 방식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예견되는 캐릭터의 등장도 특징이다. 이미 캐릭터 상에서 예견되는 것은 바로 언어의 불통이나 오해의 소지를 통해 웃음 전달하는 것이다. '오 마이 베이비' 제23회에는 일본인 장모 캐릭터가 등장했다. 서로 20% 정도 알아듣는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자기야 백년손님' 239, 240회에서는 사돈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등장했다. 외국인 사돈의 등장으로 커뮤니케이션 상의 불통의 웃음 코드가 있었다. 주로 언어사용에 관한 에피소드가 차지하고 있었다. '룸메이트'의 박봄, '매직아이'의 헨리는 부정확한 발음이나 잘 알지 못하는 언어들이 많이 부각이 되기도 했다.

문화적 차이 혹은 공유하는 캐릭터 등도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자기야 백년손님' 239, 240회에서는 한국식대로 처가살이 흑인 외국인 캐릭터로 마크가 등장했다. 한국적 개념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 사위였다. 그가 사위와 남편의 역할을 제대로 할까하는 궁금증이 일게 했다. 한편 차이의 부각만이 아니라 샌드위치를 통해 양쪽의 문화를 아우르려는 노력도 보이고 있었지만, 그것은 부분적인 것에 그쳤다.

'오 마이 베이비'의 23, 24회에서 일본 장모와 한국 남편의 공통적인 점을 부각했다. 손자를 염려하는 외할머니의 모습이 등장했는데 그정도면에서 남편 김정민과 같은 점이기도 했다. 한일의 사위와 장모가 공통적으로 맞는 코드를 부각했다. 일본에서 온 어머니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내, 그리고 아이의 엄마가 부각되었다.

24회에서는 장모와 남편의 연합이 이루어졌더. 소외되는 아내를 더욱 부각했다. 한국 생활 8년 째인 리키 킴은 캔사스 고향 음식을 싶어 캐릭터인데 이날 한국인 아내가 그의 생일 음식을 마련하는 장면들이 포함되었다. 한국인 아내의 좌충우돌 음식 만들기를 담았고,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으로써 차이와 공유의 가교 기능을 일정하게 해내려 했다.

'매직 아이' 4회에 출연한 헨리는 초대손님으로 공유와 차이를 보여주었다. 헨리의 발언에서 우선 호감과 공유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공통적인 문화코드를 찾으려 했기 때문이다. 헨리는 “다른 프로를 봤는데 수다를 (손으로 행동을 하며) 짹짹짹짹....”라고 했다. 이에 대해서 이효리 등이 "어디서 그런 몸짓을 배웠어?"라고 말하니 홍석천은 “캐나다의 대자연에서...”라고 했다.

또한 문화적 차이는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부각되었다. 헨리는 “한국 사람들은 외모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고 또한 “외국에는 캐나다에는 성형광고가 없다. 성형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창피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말도 했다. 또한 “남(외모)에 대해서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실례"이며 자유로운 복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듣고 복장에 신경을 쓰게 된 경험을 말했다. "서양에서는 공공장소에서 화장을 하는 것이 매우 실례인데 사적인 행동을 공공장소에서 하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고 여기는 문화때문”이라고 했다.

웃음과 활력소를 주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과는 다른 웃음코드로 시청자에게 재미를 준다. '룸메이트'의 박봄, '매직아이'의 헨리, '정글의 법칙의 제임스, '도시의 법칙'의 존박과 에일리는 상황과 설정에 따라서 다양하게 웃음을 주는 캐릭터로 등장하거나 몸으로 상황을 극적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다. 진지한 캐릭터들은 상대적으로 적고. 항상 밝고 멋있는 캐릭터들만 등장했다.

문제점도 있다. 예능에 집중된 해외출신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예능 코드메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는 '진짜사나이'의 샘 헤밍턴이나 헨리, 그리고 '비정상회담'의 각국 대표 캐릭터와 같은 프로그램도 여전한 것이다. 이는 한국어와 한국의 현실 그리고 사회문화에 서툴거나 어두운 것이 희화화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사 교양 쪽으로 더 외연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또한 여전한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 따른 웃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자기야 백년손님'의 경우 사람에게 일단 ‘미제 사위’라는 단어를 쓰고 있어 부적절해 보였다. 한국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 사위 혹은 남편 캐릭터에 대한 웃음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그것은 사위와 남편의 역할을 제대로 할까라는 물음이지만, 그것은 당연히 못할 것을 전제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을 외국인 사위가 잘 모를 때, 혹은 난처하거나 당황할 때 웃음 유발한다.

한국인 장인은 한국문화를 강요하는 캐릭터다. 사위는 복종을 해야 하는 캐릭터이다. 슬리퍼 착용, 서예법 등에서 이런 강요적인 풍경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거꾸로 한국인들이 미국식 문화를 몰라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거의 없었다. 상호적인 대화보다는 이미 캐릭터의 길항작용을 통한 웃음 유발이 전제되어 있다.

한편, 해외 출신 남자 캐릭터의 몸을 강조하는 것은 그 소비방식이 육체적 섹슈얼리티에 맞춰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기야 백년손님'의 경우 마크의 몸을 강조했다. 장모가 사위의 육체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또한 '정글의 법칙'에서도 제임스의 상의 탈의 장면이 자주 방영되었디. 리키의 경우에도 주로 몸이나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이런 맥락에서는 해외 출신 캐릭터들은 주로 그들의 사고와 세계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나 언급보다는 즉응적으로 보이는 행동이나 몸, 외모에 대한 집중이 더 큰 것이다. 이는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이 덜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교포 가운데 이국적인 남성 선호하며, 이는 여성 시청자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또한 자유로운 사고(해외)와 비자유의 사고(한국)로 이분법하는 접근이 빈번하다. 해외 특히 서양에 오랫동안 성장하고 활동을 한 이들은 자유로운 캐릭터로 묘사한다. 리키, 헨리, 제임스, 에일리 존박 등에서 나타났다. 미국 등의 나라에 대한 선망의식이 무의식적으로 부각된다. '오 마이 베이비'는 리키 김-류승주 부부의 태오·태린의 육아에서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 캐릭터로 부각된다.

예컨대, 통제보다 방임이 더 많은 육아방식으로 아메리칸 육아법(?)을 지향한다. 이 때문에 다른 부부들과 달리 리키 킴은 주로 야외 활동에 많이 노출되고 있다. 국내 커플은 주로 집과 그 주변에서 활동하고 가족내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일본 출신의 루미코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던 여성 육아로 일정한 구속을 취하는 면이 있고, 복종적인 면이 많다. '자기야 백년손님'에서 사위 마크도 자유로운 행동과 사고방식을 지닌 소유자이다. 이에 한국의 절제와 규칙의 문화와 부딪히는 면을 다룬다.

해외에서 많이 살았던 그들은 한국 현실을 잘 모르는 캐릭터를 현실 감각이 없는 캐릭터임을 강조한다. '룸메이트'의 경우, 심지어 4차원을 넘어서는 8차원 박봄이라고 표현한다. 8차원의 통통 튀는 상상력의 소유자, 우주인, 신생명체, 괴불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는 해외에서 오래 거주한 박봄의 세계관에 대한 이해는 뒷전이라는 문제제기가 가능했다. 해외에서 온 캐릭터들은 주로 이렇게 현실과 이격된 캐릭터로 웃음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 오래 산 사람들만 아는 내용으로 재미 추구를 하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상대방이 잘 모를 때 아는 사람들은 웃음을 짓게 됨을 주로 활용한다. 특정 대상을 모른다고 해도 희화화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룸메이트'의 제 6회 노량 시장 편에서는 각종 다양한 해산물을 구경하면서 한국인들이 잘 아는 수산물을 모르는 박봄의 웃음의 대상이 되었다. '오, 마이 베이비' 27회에서는 닭을 신기하게 보는 리키 킴이 등장하고 제23회에서는 번데기를 처음 보는 가운데 번데기를 거부하는 리키 킴의 표정도 잡힌다. 또한 육수용 닭발을 보고 경악을 하며 이에 대해 이해 못하는 장면도 있었다.

성적인 내용과 지식의 무지를 연결하는 웃음 포인트도 있었다. 물론 이는 '마녀사냥'을 통해 자주 등장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다른 프로에서도 종종 등장했다. '룸메이트'의 제 6회 노량시장 편에서는 괴불을 멍멍이의 ‘그것’이라고 표현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매직아이'의 경우에는 가슴 패드 소재를 다루었다. 방송 내용 가운데에 에어 뽕 발언이 나왔는데, 헨리는 “뻥을 친다고요?”라고 되물었다.

다른 출연자가 헨리에게“뽕이 뭔지 몰라요?” 라고 했고, “가슴에 넣는 패드!”라고 했다. 여성의 민감한 몸매 보정 패션을 남성에게 물었다. 해당 지식이 없는 해외 출신 캐릭터의 어리둥절하고 당황해 하는 모습에 따른 성적 재미를 유도한 사례였다. 헨리는 '진짜 사나이'를 중심으로 주로 해맑은 미소년이면서 멍한 표정을 지으면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캐릭터로 활동해왔다.

해외 출신 캐릭터의 지역적 편중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미국(캐나다)의 교포 출신 연예인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백인에 가까운 이국적인 모습을 지닌 캐릭터들이 선호된다. 영어 단어나 발음이 매우 빈번하게 노출된다. 한국 발음과 영어발음의 중간 발음에서 오는 매력을 부각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장르상의 편중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비예능 방향에 다양하게 출연하여 캐릭터의 외연을 확장시켜야 한다. 어눌한 발음이나 한국 현실과 사회 문화 지식이 미흡한 점을 웃음의 포인트로 삼거나 희화화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즉, 웃음의 포인트를 차이와 무지에서 찾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웃음의 코드를 다양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해외출신 지역을 교포나 인종에 관계없이 미국에 너무 편중되어 있어 지역적 범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언어적인 문제로 인해 그들의 외모나 이미지에 과중하게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오해나 편견을 확장시킬 수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앞으로도 많이 창작될 필요가 있다. 지금 현재는 매우 편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고,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것은 재미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설득력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

예컨대 직업군이 제한되어 있다. 전문예능인과 일반인의 경계 속에서 모호한 경우가 많다. 혹은 전문예능인이나 연예인이 일반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셈이다. 리키, 제임스, 루미꼬가 이에 속한다. 캐릭터를 짜는 것은 관찰예능이나 리얼 버라이어티의 바탕을 짜는 것과 같다. 기본적인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모든 소재와 내용 그리고 다른 연관 캐릭터가 도출이 되기 때문에 세심한 캐릭터 창작이 중요하다.

글/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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