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트레이드' 로드·레더, 돌고 도는 문제아들
깜짝 일대일 트레이드 단행..모험보다 검증 선택
로드-전창진 재회 흥미..악동 레더 행보도 관심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가 14일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와 테렌스 레더를 맞교환하는 1: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이어 로드와 재계약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3주간 레더를 일시교체로 영입 한 바 있다. 전자랜드와의 일시교체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는 KT가 마커스 고리의 시즌 대체선수로 레더를 영입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전자랜드와 트레이드를 단행하는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다.
이번 트레이드가 화제가 된 것은 역시 두 외국인 선수의 화려한(?) 전력 때문이다. 로드와 레더 모두 KBL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며 명성을 떨친 선수들이다. 하지만 뛰어난 실력에 비해 돌출행동으로 구설에 오른 전력도 만만치 않다.
로드는 친정팀이던 부산 KT로 3년만의 귀환이다.
KT를 통해 한국프로농구(KBL)에 처음 데뷔한 로드는 초기에만 해도 백업 멤버에 불과했지만 특출한 운동능력과 쇼맨십을 앞세워 1년 사이 KBL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종종 통제가 불가능한 플레이 때문에 전창진 감독과 자주 긴장 관계를 형성해 화제가 됐다.
자유분방하고 능글능글한 성격의 로드는 전창진 감독에게 자주 혼이 나고도 인터뷰 때마다 “아무런 감정이 없다”며 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전창진 감독은 로드는 물론 일부 팬들의 비난 여론까지 겹쳐 한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로드가 전자랜드로 떠난 이후에도 틈만 나면 자신과 로드의 관계를 거론하는 이야기가 쏟아지자 “이제 로드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랬던 로드가 다시 돌고 돌아 KT 유니폼을 입게 됐으니 둘의 인연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고질적으로 높이의 약점을 안고 있는 KT로서는 로드의 리바운드와 골밑 장악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로드가 KT를 떠난 이후 무릎부상으로 과거만큼의 운동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 정신적으로 얼마나 성숙했을지도 관건이다.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게 된 레더 역시 '문제아'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선수다. 특히, 최근 2년간은 오리온스에서 부상과 태업으로 시즌 중간 팀을 무단이탈하는가 하면, 지난해 KCC에서도 대체선수로 합류할 뻔했지만 구단 측에 이런저런 추가 조건을 요구하다가 계약이 불발되는 등 인성 면에서 여러 차례 문제를 드러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KBL에서 더 이상 레더를 원하는 팀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전자랜드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게 됐다.
전자랜드와 KT 모두 높이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나마 검증된 선수를 영입했다. KBL에서는 애증의 선수라고 할 수 있는 레더와 로드가 불성실한 사고뭉치 이미지를 벗고 예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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