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김신욱 찾기? 이광종 감독 노림수 적중할까
사우디와 2차전, 조별리그 최고의 빅매치
김신욱 큰 키 활용한 전술 통할지 관심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금메달을 향한 첫 번째 난관과 마주한다. 상대는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17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A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경기에 앞서 이광종 감독은 중원 자원 1명을 전방으로 옮기는 것 외에 큰 변화는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우디전 역시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잔 196cm에 이르는 장신공격수 김신욱은 존재만으로도 상대에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다. 그의 제공권을 의식, 박스 안쪽에서는 적어도 2~3명의 선수를 붙여 협력 수비를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김신욱이 상대 수비수들을 이끌고 다니면 자연스레 팀 동료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김신욱 카드가 제대로 먹힌 대표적인 경기는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홈경기다.
당시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은 김신욱에게 아주 단순한 임무를 부여했다. 득점도 좋지만 일단 제공권을 장악해 공중볼을 동료들에게 떨구는 일이었다. 감독의 의도는 제대로 적중했다.
김신욱은 동료들의 크로스 패스를 대부분 따냈고, 고공 플레이의 위력을 더해지자 우즈벡 수비수들은 달라붙지 않을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단단한 미드필드진이 최대 장점이던 우즈벡의 조직력은 균열이 일기 시작했고, 급기야 자책골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광종 감독의 의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김신욱은 지난 말레이시아전에서 큰 키를 활용하지 못했다. 헤딩보다 오히려 발을 사용하는 횟수가 많을 정도였다.
이에 이광종 감독은 “김신욱에게 측면으로 빠지라고 주문할 예정이다. 활동폭을 넓혀 사이드로 빠져나가라고 했다”며 “김신욱이 빠진 자리에는 김승대와 윤일록, 이재성 등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순간 침투로 골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홀로 중원을 장악해야 하는 ‘멀티플레이어’ 박주호의 역할도 중요하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이재성과 함께 더블 볼란치를 이뤘던 박주호는 이번 사우디전에서 홀로 길목 차단을 담당한다. 보다 공격적이면서도 박주호의 기량을 높게 평가한 이광종 감독의 승부수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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