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스타의 탄생을 예고한 한국의 이승우(16·바르셀로나)가 북한의 거친 견제에 시달리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6세 이하 한국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만갈라 스타디움서 킥오프한 북한과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결승에서 1-2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33분 터진 최재영(포항제철고)의 헤딩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한국은 후반 7분 북한 한광성에게 동점골과 후반 23분 최성혁에게 골을 내주며 패했다.
지난 2002년 UAE 대회 이후 1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한국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조별리그 포함 5경기 전승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북한에 덜미를 잡혔다. 북한은 2010년 첫 우승 이후 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날카로운 슈팅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이승우도 북한의 거친 수비에 막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데 실패한 이승우는 이번 대회를 5골로 마치며 MVP와 득점왕에 만족해야 했다.
‘탈아시아급’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핵심 전력 이승우는 전반 초반부터 북한의 거친 견제에 시달렸다. 예상은 했지만 거친 몸싸움과 태클에 그라운드에 여러 번 뒹굴었다. 큰 부상이 없던 것이 다행일 정도로 북한은 이승우를 거칠게 다뤘다. 총 9개의 파울 가운데 경고는 2개나 있었다.
특히,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6분 상황은 이승우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한국 수비진에서 길게 넘어간 롱 패스를 이승우가 잡아 골키퍼와 맞서는 절호의 찬스를 잡기 직전이었다. 이때 북한 센터백은 고의적으로 이승우를 잡고 늘어지며 쓰러뜨렸다. 마땅히 레드카드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라크 주심은 단순 경고에 그쳤다.
그러나 이승우는 나이답지 않게 냉정함을 유지하며 심판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뛰었다. 물론 짜증 섞인 반응도 있었지만 이날 북한의 파울 수준과 주심의 판정 잣대를 떠올릴 때, 열여섯 이승우로서는 슬기로운 대처였다. 거친 태클을 영리하게 역이용하는 움직임으로 팬들의 걱정을 덜어주기까지 했다.
이승우의 잠재력을 인정하듯 바르셀로나는 이미 지난 3월 이승우와 5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이승우가 속한 후베닐 A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의 최종단계에 해당한다. 이제는 시기의 문제만 남았을 뿐이다.
비록 우승컵을 품지 못했지만 이승우가 보여준 에이스 품격은 축구팬들로 하여금 내년 칠레서 열리는 FIFA 17세 이하 월드컵 등 한국축구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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