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인자기 감독이 이끄는 AC 밀란은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지난 시즌 8위를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AC밀란(이하 밀란) 초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밀란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지난 시즌 챔피언 유벤투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0-1로 패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이자, 팀 득점 1위였던 유벤투스를 상대로 단 1골만 내주는 대등한 경기로 확연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스테판 엘 샤라위와 제레미 메네즈를 중심으로 한 빠른 역습과 탄탄한 수비력은 지난해와 달라진 부분이다.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필리포 인자기 감독의 현실적인 선택과 전술이 선수들의 스타일과 잘 어울리면서 시즌 초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밀란이다.
24일 엠폴리전에서 2-2로 비겨 아쉬움을 남겼지만, 페르난도 토레스가 이적 후 첫 골을 작렬하며 부활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소득이 있었다.
인자기 감독의 현실적인 밀란
전성기 밀란의 선수들과 확연히 다른 현재의 선수단을 이끌고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해야 되는 인자기 감독의 선택은 현실적이었다.
먼저, 지난 시즌 경기당 1골이 넘는 실점을 한 수비진부터 손을 댔다. 최전방과 최후방의 간격을 좁혀 상대에게 최대한 공간을 주지 않도록 팀 전체가 움직였다.
중원에서 활동량이 좋은 설리 알리 문타리와 안드레아 폴리가 상대를 압박해 1차 저지선을 만들었고 나머지 선수들은 니헬 데용의 지시에 따라 간격과 위치를 조정하면서 개인이 아닌 팀 전체가 수비 조직력을 유지해 나갔다.
문타리와 폴리 뒤에 위치한 데용은 상황에 따라 빈 공간을 커버하거나 강력한 태클로 상대의 공격을 제압했다. 또한 경험 많은 알렉스 코스타와 디에고 로페즈가 가세하면서 밀란의 수비력은 한 층 더 좋아졌다.
비록 파르마전에서 4골을 실점하긴 했지만 인자기 감독이 이끄는 변화가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엘 샤라위와 메네즈를 중심으로 한 밀란의 빠른 역습은 우려와는 달리 많은 득점에 성공하면서 인자기 감독을 웃음 짓게 하고 있다. 특히, 주로 측면에서 활약하던 메네즈를 전방의 톱으로 위치를 변화시킨 인자기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로 여겨진다.
지공 상황에는 주로 측면을 노려 공격을 진행하는데 한쪽 측면으로 상대를 몬 다음, 빈 공간이 생기는 반대편 측면으로 크게 전환하거나 양 쪽 풀백의 오버래핑을 활용한 크로스 공격이 주를 이뤘다.
상대방 진영에서 파울을 유도하여 얻은 프리킥으로 득점을 노리기도 했다. 그러나 측면 공격에 비해 중앙 공격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서 공격이 다소 단조롭게 진행됐다. 현재 부상으로 빠져있는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복귀하고 첼시에서 이적해 온 마르코 반 힌켈이 조만간 투입된다면 이 문제는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와 보나벤투라의 투입으로 전술의 다양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밀란의 공격은 상대의 전방압박에 약점을 드러냈다. 밀란이 뒤에서부터 빌드업을 시작 할 때, 상대가 강하게 전방압박을 하면 안정적인 볼 처리와 패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빠른 시간 내에 다시 공격권을 넘겨줬다.
팀으로서 수비 조직력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뒤, 엘 샤라위와 메네즈를 활용한 빠른 역습이 시즌 초반 인자기 감독의 현실적인 선택이다.
키 플레이어 : 메네즈, 자파타
현재 밀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는 파리에서 자유계약으로 이적해온 메네즈와 유망주 티를 벗고 성장한 크리스티안 자파타다.
메네즈는 리그 3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면서 득점 선두에 위치해 있는데 그가 중요하게 평가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메네즈는 경기당 태클이 2회로 공격수 치곤 상당히 수비가담에 적극적인 편이고 많은 활동량을 좌우 폭 넓게 가져가면서 뒤에서 전방으로 나오는 볼들을 잘 간수 해준다. 또 장기인 드리블 돌파도 경기당 3.7회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불안했던 자파타가 이번 시즌 들어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직 완전한 한 시즌을 치르지 않았지만 경기당 태클 3회, 가로채기 3.3회, 걷어내기 6.3회로 대부분의 기록이 상위권에 속해있다. 특히 지난 3R 유벤투스 전에서는 요렌테를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이번 시즌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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