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조희연의 무책임 발언 "자사고 존속? 국민 저항 있다면"


입력 2014.10.03 10:17 수정 2014.10.04 09:36        목용재 기자

<단독>자사고 학부모 만나 "반대 부딪히면 혁신학교도..."

"내가 다수 지지 받아 당선됐으니 강행 이게 민주주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 교육청에서 자율형 사립고 운영성과 종합평가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날 서울시 교육청은 평가 결과 올해 평가 대상인 14개 자사고 중 기준점수 미달인 학교는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로 총 8개교이며 향후 청문 및 교육부와의 협의를 거쳐 10월에 지정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밝혔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자사고폐지’와 ‘혁신학교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이 혁신학교도 폐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무책임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7월말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학부모들과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의 자사고 폐지에 대한 반발이 거세자 “특목고도 폐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의 두 아들은 명덕·대일외고 출신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자사고학부모들과의 2차 간담회에서도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번엔 “(혁신고도) 뒤집어질 수 있다”고 말해 교육감으로서 시행하는 정책의 진정성·신뢰성에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이날 2차 간담회는 지난 1차간담회 당시 조 교육감의 “다시 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에 두달여만에 이뤄진 자리였다. 자사고 학부모들은 자사고 재지정평가가 발표되기 전 간담회를 갖자고 두 차례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한 상태였고, “학부모들과의 상의 이후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조 교육감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화가 난 상태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여러 학부모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학부모들은 조 교육감에게 “자사고는 정부 정책에 의해 시행됐고 학부모들은 이를 믿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다. 교육감께서 미는 정책이 혁신고인데, 다음 교육감이 혁신고를 갑자기 없애겠다고 나선다면 이를 수긍하실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했다고 한다.

이에 조 교육감은 “민주주의라는 것이 그런 면이 있다. 만일 내가 잘못해서 국민적 저항이 많아져서 역전된다면 다시 변할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불가피한 정책변화는 수긍해야 할 것이다. 내가 다수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걸(혁신고 확대를) 못하면 내 임기 안에도 뒤집어질 수 있다”고 교육감으로서의 무책임한 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좋은 정책으로 자리 잡게 해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아닌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책임감이 결여된 대답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저항이 심하면 변할 수 있다"라고 답한 부분도 많은 반발에도 불구, '자사고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조 교육감이 '자가당착'에 빠진꼴이다.

이 같은 답변에 학부모들은 “교육 정책이 큰 틀에서 (수시로) 변하면 안 되는 것이 교육 아니냐”고 반박하자 조 교육감은 “그 말씀, 이해하지만 매번 정책이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가 (교육감으로서) 집행기간이 짧았지만 솔직히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육감은 “생각해볼 문제는 출발부터 한시적이라는 문제, 논란이 있었고 내게 시간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래도 이 문제는 상당한 공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출범부터 (혁신학교는) 한시적이라는 따옴표가 붙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 교육감의 발언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30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어머니들이 성향이 다른 교육감이 돼서 혁신학교 없어지면 어쩔거냐고 물으셔서 교육감님이 정책에 대해 ‘그렇게 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라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면서 “혁신학교를 없애겠다는 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시적 정책이라고 평가한 것은 자사고의 경우 교육부 차원, 나라전체에서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학교의 형태고 혁신학교는 서울, 경기도 등 한정적인 지역에서 시행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한시적’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 같다”면서 “교육감이 바뀜에 따라 혁신학교의 형태라든지 이런 것들이 바뀔 수 있다는 취지에서 한시적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자사고 학부모와의 간담회에서 조 교육감은 자사고인 ‘이화여자대학교사범대학부속이화금란고등학교(이대부고)’와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이화외고)’를 동일재단 산하 학교로 오인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날 조 교육감은 이대부고 학부모의 반발에 “얼마 전 이화유치원 100주년(행사)에 다녀오기도 했는데, 이대 부속에는 이화외고도 있고 이대부고도 있으니까”라면서 이대부고는 폐지해도 좋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이화외고는 학교법인 ‘이화학원’ 소속이고 이대부고는 학교법인 ‘이화학당’ 소속이다. ‘이화학원’과 ‘이화학당’은 1933년 재단분리 됐다.

또한 자사고 재지정평가 발표를 9월 4일, 자사고 면접일을 일부러 겨냥해 신입생 충원에 타격을 주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조 교육감은 “발표를 하고 보니 알았다. 서울시 교육청이 그렇게 치밀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목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