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디 누른 김종규, 한국농구 굴욕사 덮었다
NBA 출신 아시아 최강 센터 하다디와 골밑서 대등한 경기
이란 넘고 금메달 획득 일등공신..한국농구 명예회복 주도
‘김주성 후계자’ 김종규(23·207cm)가 하메드 하다디(218cm)가 버틴 ‘아시아 최강’ 이란을 꺾고 한국농구에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선사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서 열린 이란과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극적인 역전승(79-77)으로 '금메달'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왔다. 중동과 중국에 밀려 아시아에서도 입지가 좁아졌던 한국 농구는 이번 금메달로 명예회복,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만수’ 유재학 감독도 이란전을 앞두고 “답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고, 김종규 역시 경기 후 “마음을 비우고 뛰었는데..”라고 밝힐 정도로 이란은 한국이 넘기엔 너무나 큰 벽이었다.
이란은 니카 바라미(198cm)라는 아시아 최고의 포워드도 보유하고 있지만, 늘 한국을 괴롭힌 것은 높이의 한계를 절감케 했던 하다디의 존재였다. 그런 하다디를 상대로 김종규는 골밑에서 위력을 발했다. 한국과의 지난해 두 번 맞대결에서 평균 32점을 기록했던 하다디는 이날 14득점에 그쳤다.
하다디를 완벽하게 봉쇄할 수는 없었지만 과거와 같이 한국 골밑을 유린하는 것은 막았다. 오세근과 김주성도 하다디 수비에 힘을 다했지만 가장 빛난 것은 김종규였다. 하다디를 앞에 두고 몇 차례 슛을 던지는 장면에서는 주눅 들지 않는 김종규의 자신감과 근성이 묻어났다.
김종규는 “금메달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결과 좋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온 금메달의 행운이 헛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 끝까지 뛰어준 형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겸손했다.
2013년 KBL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에 입문해 신인왕을 거머쥔 김종규는 이날 17득점-5리바운드 등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 막판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소속팀 창원LG의 2013-14 프로농구 우승을 이끈데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의 주역으로 이름값을 드높였다.
김종규는 오는 11일 개막하는 2014-15시즌 프로농구를 위해 쉴 틈도 없이 또 코트로 돌아가지만 그의 신바람은 여전히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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