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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쟨 뭐든지 삐딱해" 메모 한장이 빚은 정회소동


입력 2014.10.08 11:23 수정 2014.10.08 14:39        하윤아 기자

<국방위>정미경·송영근 사과 뜻 표하자 국감 정상 진행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황진하 위원장과 김성찬 새누리당 간사,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간사가 증인채택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여야 의원들 간의 입씨름으로 시작 40분 만에 정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날인 7일에는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국감 초반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진 데 이어 이날은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 송영근,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이 주고받은 ‘쪽지’가 문제가 됐다.

피감기관의 업무보고를 받기 직전 진 의원은 국방위원장인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했다. 황 위원장은 업무보고를 받고 난 뒤에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곧 국방위 야당 간사인 윤후덕 새정연 의원이 마이크를 켜고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갔다.

윤 의원은 앞서 7일 진행된 국감에서 진 의원의 질의 도중 그를 폄하하는 내용의 메모를 여당 의원들끼리 주고받은 것이 언론에 포착된 사실을 거론하며 “본인들 의사와 반하게 보도됐지만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당사자들의 분명한 사과를 요구했다.

진 의원 역시 “불쾌하기 짝이 없다”며 “‘쟤는 뭐든지 빼딱, 이상하게 저기 애들은 다 그래요’ 이런 메모를 써서 넘겼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빼딱하다는 것인지 나를 포함해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모두 애 취급을 당해야 하는 것인지 난 동료 국회의원으로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번 일과 관련된 여당 의원들에게 정확한 경위 설명과 사과를 요청했다.

이에 정 의원은 “사적인 대화였다”고 해명하며 “아무튼 언론에 공개됨으로써 해당 의원께서 유감을 표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당사자인 송 위원은 “개인적인 견해를 나눈 것이 무슨 사과의 대상인가”라고 반문하며 “SNS를 통해 대통령에 대해 막말하는 세상에 단둘이 개인적인 감정과 느낌을 나눈 것을 가지고 사과를 하라 그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쪽지가 언론에 찍힌 것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를 듣던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도 항의했다. 안 의원은 “국정감사 장소였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송 의원은 예비역 장성답게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이 재차 사과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하자 진 의원은 “내 의정활동 전체가 삐딱한 것으로 매도된 것 아닌가”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쪽지’ 한 장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 간의 공방이 계속되며 분위기가 고조되자 국방위 여당 간사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은 황 위원장에게 정회를 요청했다. 결국 황 위원장은 요청을 받아들여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약 15분이 흐른 뒤 황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렸고 국감은 속개됐다.

송 의원은 곧바로 “가벼운 마음으로 나눈 얘기가 본의 아니게 언론에 포착돼 진 의원이 개인적인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 생각하고 심심한 유감의 말씀을 표한다”고 에둘러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다른 의원들께도 이런 일로 인해 국감 진행에 차질을 빚게 된 것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원만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의 사과가 있은 후에야 비로소 피감기관의 업무보고를 받는 등 이날 국방위 국감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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