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학생시위대에 정부 "무력 사용할 수 있어"

렁춘잉 행정장관 "내가 물러난다고 해결되지 않아"

11일(현지시간) 반중 시위대에 점거된 홍콩 몽콕 지역 주 도로상의 대형 천막 곁 허공에 노란색의 소형 종이 우산들이 매달려 있다. ⓒ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보름째로 접어들었지만 정부가 무력 진압 가능성을 경고하며 강경 대응을 하고 나섰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렁춘잉 행정장관은 12일(현지시간) 홍콩 TVB 방송에서 "무력으로 시위 현장을 정리해 학생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지만, 최종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결론나면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렁 장관은 또 "법률과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내가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전했다.

이에 앞서 호주의 한 매체는 지난 8일 렁 장관이 호주의 한 기업으로부터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400만 파운드(약 69억원)를 받고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입법회의 일부 의원들은 렁 장관을 탄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앞서 우리의 국무총리격인 캐리 람 정무사장은 "시위대와 대화의 성격은 전인대의 결정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하며 2017년 보통선거 시행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10일로 예정 돼있던 학생시위대와의 대화 취소에는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이에 화가 난 시위대는 전날 밤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의 도로에서 선거 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시위대 지도부는 전날 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번 시위는 '색깔혁명'(정권교체 혁명)이 아니라 진정한 보통선거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