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당일 "전원구조 오보" 안행부 장관 김기춘에 직보
김기춘 실장 보고받고도 박 대통령에 전달 안해
세월호 참사 당일인 지난 4월16일 강병규 당시 안전행정부 장관이 '전원구조 오보'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 비서실장이 강 전 장관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강병규 당시 안행부장관이 4월16일 오후 2시경 전원구조가 오보라는 사실을 확인한 직후 공식보고라인인 청와대 정무수석이 아닌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과만 통화한 사실이 감사원 세월호 관련 감사자료 열람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날 서 의원이 감사원의 세월호 감사자료를 열람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중앙재해대책본부장으로 세월호 참사의 초기 구조 활동을 총지휘했던 강 전 장관은 참사 당일 오후 2시24분 김 비서실장에게 휴대폰으로 진도상황을 보고했다.
앞서 강 전 장관은 지난 5월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세월호 침몰사건 관련 현안보고'에서 "전원구조가 오보라는 사실을 오후 2시14분쯤 확인했다"고 답했지만, 김 비서실장과 통화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이날 감사원은 '청와대에 대한 조사내용 및 과정' 자료에서 청와대가 오후 2시30분 해양경찰청 상황실로부터 구조자 수 164명을 확인한 후, 오후 2시50분 박 대통령에게 '전원구조는 오보'라는 사실을 정정보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오후 5시 중대본을 방문할 때까지 대면보고 없이 21차례 유선과 서면으로 보고를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전원구조 오보’를 전달받았다는 내용은 없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구조실패에 가장 큰 원인으로 '전원구조 오보’와 이에 따른 청와대의 늑장대응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런데도 청와대를 보호하기 위해 구조실패에 대한 감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은 세월호참사 당일 강 장관이 '전원구조 오보'를 확인하고도 정식보고라인이 아닌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밝혀냈지만, 이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전형적인 권력의 눈치보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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