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차지할 정도의 화끈한 공격력은 확실한 매력
유격수 포지션에서의 최악에 가까운 수비는 여전히 고민
'타격왕 출신' 핸리 라미레스(31)가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서 연일 화두다.
라미레스는 지난 2005년 보스턴 레드삭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뷔, 이듬해 플로리다 말린스로 트레이드 되며 주전 유격수로 꽃을 피웠다.
첫 풀타임 시즌인 2006년 158경기 타율 0.292 출루율 0.353 홈런 17개를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09년에는 타율 0.342로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등극하는 등 타격에서는 최고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라미레스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거포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형편없는 수비는 늘 그의 발목을 잡았다. 플로리다(현 마이애미)는 라미레스를 수비 부담이 덜한 3루수로 전향시켰고, 라메레스는 원하지 않는 포지션으로의 이동에 반발해 태업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저스로 이적한 뒤에도 라미레즈의 수비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기록상으로도 라미레스의 수비 지표는 평균 이하다. 지난 6월 19일 클레이튼 커쇼의 노히터 경기 당시에도 라미레스는 실책으로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고질적인 수비불안은 결국 포지션 변경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불러왔고, 현재 라미레스 에이전트는 유격수뿐만 아니라 3루수, 외야수비가 모두 가능하다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FA를 선언한 라미레스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은 아직까지는 냉담하다. 그의 어설픈 수비보다도 잦은 부상이 단장들 사이에서는 더욱 우려를 낳는다.
여전히 공격력만큼은 화끈한 라미레스는 총 1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계약을 원하고 있다. 타격만 보면 충분히 계약할 만한 메리트가 있는 선수다. 하지만 부상 없이 건강한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확신도 없어 단장들의 고민은 더욱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