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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싹쓸이' 반짝반짝 넥센, 한국형 머니볼 결실


입력 2014.11.19 13:33 수정 2014.11.19 15:16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넥센, 프로야구 시상식 주요 16개 중 11개 부문 싹쓸이

27년 만에 MVP 후보만 4명..2015 시즌 성장 드라마 주목

넥센의 판타스틱4 서건창(왼쪽부터)-박병호-밴헤켄-강정호가 2014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 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가 개인 타이틀과 대기록 싹쓸이로 한국시리즈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넥센은 비록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내줬지만 올 시즌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시상식은 그야말로 '넥센 잔치'였다. MVP를 차지한 서건창을 비롯해 총 16개 부문 중 11개 부문 타이틀을 넥센 선수들이 쓸어갔다.

넥센은 이날 최우수선수 후보에만 서건창, 박병호, 강정호, 앤디 밴 헤켄 등 무려 4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 팀에서만 4명의 MVP 후보가 나온 것은 지난 1987년 삼성 이후 27년 만이다.

서건창은 타율, 최다안타, 득점, MVP까지 4개 부문을 독식했고 박병호는 홈런과 타점, 강정호는 장타율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투수 부문에서는 벤 해켄이 다승, 헨리 소사가 승률, 한현희가 홀드, 손승락이 세이브 부문을 각각 차지했다.

넥센 선수들 외의 수상자는 박민우(NC)가 차지한 신인왕을 비롯해 도루(삼성 김상수)와 출루율(한화 김태균),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이상 삼성 벤덴헐크) 등 모두 합쳐도 5개 부문에 불과하다.

특히 넥센은 올 시즌 한국 야구사에 이정표가 될 만한 위대한 기록들을 잇달아 작성했다.

서건창은 역대 최초로 단일시즌 200안타-130득점을 돌파했다. 박병호는 2003년 심정수-이승엽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돌파했고, 3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동시에 석권하는 기록도 세웠다. 강정호는 유격수 역대 최다홈런(40개) 기록을 경신했다. 밴헤켄은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7년 만에 선발 20승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넥센의 대약진은 불과 6~7년 전 창단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한국시리즈 4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 현대를 인수해 재창단한 넥센은 초창기만 해도 모기업이 없는 탓에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렸다.

처음 몇 년간은 간판선수들을 현금 트레이드로 내보내며 구단을 유지해야 했기에 성적도 나빴고 팬들로부터 비판 여론을 피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넥센이 야구계 질서를 망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넥센은 조금씩 비상의 토대를 마련했다. 과감한 트레이드와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재능 있는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LG 트윈스 시절 만년 유망주에 불과했던 거포 박병호는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재능이 만개한 대표적인 선수로 꼽힌다. 신고선수 출신의 서건창도 넥센 입단 이후 신인왕을 거쳐 리그 최고의 안타제조기로 성장했다. 역대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로 꼽히는 강정호, 2년 연속 홀드왕 한현희, 구원왕 3회에 빛나는 손승락 등은 모두 넥센에서 키워낸 선수들이다.

넥센은 대기업을 등에 업은 부자 구단들처럼 외부에서 완성된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효율적인 구단운영을 통해 '한국형 머니볼'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 시즌 넥센이 배출한 스타들의 대활약과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이제껏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명이다. 다음 시즌에도 넥센이 써내려갈 성장 드라마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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