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이 빠진 가운데 김태술이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7연패를 막을 순 없었다. ⓒ 전주 KCC
프로농구 명문 전주 KCC가 허재 감독 부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KCC는 23일 부산사직체육관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66-79로 완패했다. 지난 7일 고양 오리온스전부터 7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KCC는 올 시즌 5승 13패로 9위에 머무르고 있다. 꼴찌 서울 삼성(4승 13패)과는 반 경기 차에 불과하다.
올 시즌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던 KCC의 추락은 이변이다. 국내 선수들의 전반적인 부진과 함께 외국인 선수 선발의 실패, 연이은 부상 악재가 겹치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승진의 입단 이후 전통적으로 ‘슬로우 스타터’였지만 올 시즌의 경우 후반기에도 특별한 전력 상승 요인이 없다는 점이 전망을 더 어둡게 된다.
KCC로서는 믿었던 ‘빅3의 붕괴’가 가장 뼈아프다. KC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공익근무를 마치고 프로무대에 복귀했다.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꼽혔던 김태술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기존의 김민구와 함께 국가대표급 백코트진을 구성하며 우승도 가능한 전력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허재의 후계자’로 꼽히던 김민구가 국가대표 합류 기간 중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며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KCC의 구상은 꼬이기 시작했다. 김민구는 정상적인 선수생활 복귀 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6억 원의 사나이’ 김태술은 뜻밖의 슬럼프에 빠졌다. 비시즌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한 체력적 부담과 잔부상을 감안해도 평균 29분 출장에 평균 6.6득점 3.9어시스트라는 초라한 기록은 김태술의 이름값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슈팅 부문에서는 야투 30.6%(38/124), 3점슛 12.5%(4/32), 자유투 65.0%(26/40)로로 ‘재앙’에 가까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모든 기록을 통틀어 김태술의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양동근, 김선형 등 다른 국가대표 가드 출신들이 맹활약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김태술의 부진은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설상가상으로 하승진 마저 지난 21일 KGC와의 전주 홈경기에서 발목을 다치면서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백업 가드 박경상 역시 같은 경기에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마땅한 백업 자원도 부족한 KCC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하승진이 빠진 KCC는 토종 정통센터 자원이 전무하다. 디숀 심스나 타일러 윌커슨은 득점력은 있지만 정통 빅맨이 아니다보니 리바운드나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프로 데뷔 이후 한 시즌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하승진의 내구력을 감안할 때 현명하지 못한 선발이었다.
국내 선수들이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하면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추승균의 은퇴나 임재현(오리온스)의 이적 이후 어려울 때 구심점으로 분위기를 잡아줄 노련한 리더의 부재도 두드러진다.
KCC는 하승진이 빠진 지난 두 시즌 간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다. 3년 연속 PO에 탈락할 경우 창단 이후 처음이 된다. KCC에서만 벌써 10시즌 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장수 사령탑 허재 감독으로서도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