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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련, 최고위원 할사람 없소? "거수기 안할래"


입력 2014.12.13 10:00 수정 2014.12.13 10:04        이슬기 기자

당대표 출마자는 이미 10명, 최고위원 공식 지원자는 '0'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둔 새정치민주연합의 ‘최고위원직’이 찬바람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당 대표의 경우, 주자로 거론되거나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인원만 벌써 10명에 달하지만, 최고위원에 나서겠다는 지원자는 단 한명뿐이다.

앞서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지난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번 전대에서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거키로 결정했다. 그동안 당내 일각에서 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 선출해 최다득표자가 대표를, 차순위부터 최고위원을 하는 새누리당식 ‘순수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해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일단 당 대표 후보군은 일찍이 가시화 된 상황이다. 당 안팎에선 출마 여부가 이미 기정사실이 된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을 비롯해 정세균·박지원 비대위원을 지칭하는 이른바 ‘빅3’ 구도가 완성됐고, 김부겸 전 의원이 빅3를 대항할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여기에 김동철, 김영환, 박주선, 이인영, 조경태, 추미애 의원 등도 출마를 선언했거나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는 현재까지 없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오영식 의원이 당내 세력균형을 위해 최고위원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선언한 것이 아니라 단언하기 어렵다. 아울러 당 안팎에서 대표 출마설이 제기됐던 박영선 의원은 박지원 비대위원과 ‘박남매’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인 만큼, 출마한다면 대표가 아닌 최고위원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물론 아직까지 전대 룰이 확정되지 않아 출마 선언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5.4 전당대회 당시 총 11명이 최고위원직에 출사표를 던지며 초반부터 열띤 경쟁을 보인 것은 물론, 당대표 지원 현황과 비교할 때 이번 최고위원 지원자가 드문 것 역시 사실이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최고위원의에게 주어지는 실질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고위원회의 발언권과 당무위원회 참석여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실제적 권한도, 대표할 단위도 마땅찮다는 게 일부 의원들의 설명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 하에서 만들어진 당헌 27조에 따라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 5명, 17개 시·도당 위원장 중 호선되는 5명, 전국위원회인 노인·노동·여성·청년위원장 4명, 당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 7명 이내 등을 합쳐 총 25명까지 최고위를 구성케 돼있다. 이 때 선출되는 최고위원은 지역에 상관 없이 특표수를 따라 5위까지 해당된다.

이에 대해 혁신위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25명 최고위원제도가 사실 아주 애매한 절충점이다. 일주일에 3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체적 사안을 다루기에는 일단 사람이 너무많고, 대표에게 결국 권한이 다 위임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에 따르면, 앞서 최고위원직을 맡았던 다수의 의원들은 “최고위원 뽑힌 후에 할 일이 없다”며 “현재 체제 하에서 우리는 그저 회의 멤버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또 선출직 최고위원의 경우, 자신이 대표할 단위가 분명치 않아 의사 결정 기구 내에서 실질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의원은 권역별 최고위원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최고위원 하기에는 ‘급’이 맞지 않아 당대표에 지원자가 몰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당대표 지원자 중에는 이미 최고위원을 지낸 후보가 상당수다.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위원은 물론, 정세균·박지원 위원도 각각 당대표,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를 지냈다. 또 김영환 의원은 최고위원과 과학기술부 장관을, 박주선·조경태·추미애 의원도 모두 최고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의원 측 한 관계자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최고위원에 나가는 게 어떻겠냐고 재차 제안했지만, 의원이 최고위원은 급이 안 맞는데 어떻게 나가냐고 하더라”며 “솔직히 지금 대표 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자신도 안다. 그래서 몇 시간이나 이야기했는데 의원 고집이 워낙 완고해 결국 대표직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한길·안철수체제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한 의원의 말을 빌어 “제1야당 최고위원이라는 타이틀 빼고 뭐가 있나. 회의 참석하는 것 외에는 대표가 다 갖고 있지 않느냐”며 “최고위원을 발판으로 원내대표든 당대표든 뻗어나가려는 자리는 되지만 뭐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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