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그토록 바랐던 ‘제2의 박지성’을 찾았다. 주인공은 한층 성숙해진 멘탈의 웨인 루니(29)다.
최근 루니를 확실한 공격수라 칭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급기야 올 시즌에는 아예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옮긴 모습이다. 로빈 판 페르시가 최전방을 사수하고 라다멜 팔카오가 또 다른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루이스 판할 감독은 존재감 흐려진 루니에 대해 “오히려 우리는 그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루니는 확실한 포지션이 없다. 다재다능하기 때문이다. 공수양면에 걸쳐 기여도가 높다. 앞으로도 그의 재능을 살려 다양한 미드필더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루니가 축구를 시작한 계기는 ‘골’이 주는 달콤함이다. 전율의 함성과 성취감 속에 존재감을 확인했다. 지난 시즌까지도 “최전방 공격수로 뛰고 싶다”고 말해왔던 그다.
그러나 맨유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자 루니가 희생했다. 동료가 공을 빼앗기면 미친 듯이 달려가 도로 회수했다. 확실한 기회가 아니면 슈팅을 아꼈다. 연계플레이로 팀의 득점 확률을 높였다. 상대의 슛을 육탄방어하기도 했다. 공격과 허리, 수비에 ‘1인 3역 루니’가 있었다.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다. 루니는 지난 21일 맨유-아스톤 빌라전(1-1 무)이 끝나고 동점골을 작렬한 팔카오를 격려했다. 루니는 ‘맨유TV’와의 인터뷰서 “팔카오가 골을 넣어 정말 고맙고 기쁘다. 그는 타고난 공격수다. 다음 경기도 부탁한다”고 사기를 북돋아 줬다.
팔카오 자리에 루니가 있었어도 골이 가능한 장면이었다. 루니가 언론의 시선을 독차지할 자격은 충분하다. 하지만 루니는 골잡이 포지션에 미련을 버린 모양새다. 살신성인으로 팀이 승리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뜻을 수차례 내비치고 있다.
맨유가 그토록 원했던 ‘제2의 박지성’ 역할을 루니가 이어받은 셈이다. 과거 루니는 박지성의 프로 근성에 경의를 표한 바 있다. 축구가 단지 공격 포인트를 쌓기 위함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박지성은 맨유 시절 어설픈 경기력을 보인 적이 없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었다. 무릎연골이 조각나 너덜너덜한 순간까지도 팀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쉼 없이 내달렸다. 열심히 달린 무릎은 30대 초반에 수명을 다했다. 하얗게 불태웠기에 무릎 부상은 ‘훈장’과 같은 것이다.
루니도 박지성 길을 걷고 있다. 온몸을 내던져 침체기에 빠진 맨유를 깨웠다. 정상탈환을 향해 달려가는 맨유, 그 중심에 철든 루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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