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안철수, 전당대회 누구 손 들어주나
콩나물 모임서 "문재인 독주 막아야" 최측근 송호창 의원도 "빅3 불출마"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들뜬 분위기 속에도 조용히 나홀로 행보 중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과연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까.
지난 7월 대표직 사퇴 후 안 의원은 조직강화특위는 물론 비상대책위원회 합류도 마다한 채, 자신의 전문분야인 의료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경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가장자리에 머무르며 재기를 모색해 왔다. 오는 1월 중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에서 연탄 배달을 계획하는 등 지역구에 전념했다.
특히 안 의원 자신이 공동대표직에 있던 당시 7.30 재보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사실상 전당대회 개최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인 만큼, 그간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발언을 아껴왔다.
그런 그가 지난 29일 전당대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안 의원은 이날 김한길 전 공동대표 등이 참여한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토론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계파 구도가 아니라 혁신 경쟁으로 재조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뜻을 모아야 할 때”라며 “혁신과 변화의 경쟁이 돼야 하고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주 저녁 식사를 같이 한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이번 전대가 변화와 혁신의 계기가 돼야 하고, 선출된 대표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개혁을 과감하게 단행하면 좋겠다는 것에 공감했다”며 박 시장과의 교감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31일 현재 당대표 후보의 경우, 문재인·박지원 의원으로 양강 구도가 굳어지고, 이인영·조경태·박주선 의원 중 한 명만이 ‘컷오프 3인’에 포함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안철수 지지율’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권주자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안 의원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 여부가 당내 중도·개혁 세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안 의원이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에 의해 손발이 묶였다는 말까지 나왔던 데다 “이번 전대는 계파구도로 가면 안된다”고 선언한 것을 고려하면 문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게다가 안 의원의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이른바 ‘빅3’로 거론되던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한 30인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 의원이 구 민주당계를 등에 업고 있다는 이유 외에도 박 의원을 지지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 하에서 당직을 지낸 의원들로 구성된 ‘콩나물(국밥집)’ 모임은 지난 30일 송년 조찬 자리에서 “문재인 의원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데 상당수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내 중도파 의원 모임이자 비상대책위원 인선 당시 안철수·김한길 의원 등의 추가인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도 지난 29일 오찬석에서 “이인영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해야 문재인 의원 표를 깎을 수 있다”, “박주선 이원이 컷오프를 통과하면 박지원 의원과 호남표가 갈린다”는 등의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문재인·박지원 대항마’로 떠올랐던 김부겸 전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안 의원으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반면 일각에서는 물밑으로 대권 경쟁자인 문 의원을 지지하고, 향후 문재인 지도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질 때 비판 대열에 조용히 합류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지극히 적다는 평이다.
한편 안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지지후보 선택에 대해 “아직 (후보들을) 직접 만나서 말씀을 나누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말씀들을 들어보고 내 생각도 이야기하는 기회가 곧 오지 않겠는가”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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