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아들 사경헤맨다"는 김기춘, 김영한 항명에 사퇴하나


입력 2015.01.10 11:22 수정 2015.01.10 11:35        조성완 기자

조해진 "인사나 민정수석 행태보면 기본 안된 분 한둘 아니야"

문재인 "국민들의 대통령 걱정에도 인내심에도 한도 있어"

9일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한 정무수석의 출석에 여야가 합의하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석을 지시 했으나 김영한 정무수석이 거부하며 항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김기춘 비서실장이 굳은 표정으을 하고 있다. 김 실장은 대책을 묻는 질의에 “민정수석 사표 받고 해임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명사태로 청와대 공직기강이 무너졌다는 게 여실하게 드러나면서 비서실 관리 능력에 물음표가 달리게 됐다. 특히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조차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김 비서실장은 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에 따라 ‘정윤회 문건 유출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 수석의 출석을 지시했지만 김 수석은 이를 거부한 채 ‘사의 표명’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김 수석은 이날 오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문건유출 사건 이후 보임해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본인의 출석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말 그대로 정치 공세”라며 항명 사태의 배경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지난 25년간 특별한 경우 외에는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관행으로 정착돼 왔던 것인데, 정치공세에 굴복해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출석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국회 운영위 답변을 통해 “사표를 받고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겠다. 민정수석은 정무직이고, 정무직은 해임하는 게 최대의 문책 조치”라고 밝혔지만 여야는 ‘무너진 청와대 공직기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YTN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 내부 문제는 대통령이 재가하면 비서실장이 제일 큰 책임자.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며 “(김 비서실장이) 더 이상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잘 할 수 있는 분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어 “그 뿐만 아니라 지금 인사수석, 민정수석 하는 행태를 보면 비서실장만이 아니라 이런 기본이 안 된 분이 그 안에서 수석이든 밑에 행정관이든 경찰에서 파견된 사람이든 한두명이 아니라는 것 아닌가”라며 “내가 보기에는 전체적으로 인적쇄신을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전반적인 인적쇄신을 촉구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청와대는 ‘국민 절망의 화수분’인가. 국민들의 대통령 걱정에도, 인내심에도 한도가 있다”면서 “대통령의 사과와 김 비서실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지금 청와대에는 위아래도 없고, 공선사후의 기본개념도 없다”며 “두 총리 후보의 낙마, 세월호 참극, 청와대의 국정농단과 문건유출 의혹이라는 3대 재앙에도 김 비서실장은 요지부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의 사퇴 압박에 더해 김 비서실장의 가정사도 그를 힘들게 하고 있다. 김 비서실장의 아들 성원 씨는 지난 2013년 12월 31일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며, 근황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알려진 게 없다.

김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청와대 오찬에서 “지난해 말 아들이 갑자기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다.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일이고, 아내는 늘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지만 공식석상에서 가정사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김 비서실장은 이날 운영위에서 이례적으로 아들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비서실장이라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개인적으로 내 거취에 대해 무슨 관심이 없다. 나는 이 자리에 결코 연연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도 자식이 아파서 병원에 누워 사경을 헤맨지 1년이 넘었는데 자주 가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어 “하지만 대통령께서 국민행복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심초사하고 계시고 해외 세일즈 외교를 다녀오면서 굉장히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한 후 하루도 못 쉬고 업무에 시달리고 계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렇게 애국하는 대통령께 조금이나마 보조할 것이 있어서 여기에 있는 것이지, 이 자리에 절대 연연하지 않는다”며 “내 소임이 끝나면 언제든 바로 물러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성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